뉴스데스크임상재

1대에 4천만 원인데…한 번 측정하고 무용지물

입력 | 2021-03-04 20:57   수정 | 2021-03-04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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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작년에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드론을 스무대 넘게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확인을 해 보니까, 한 대에 4천만 원이나 되는 이 드론 대부분이 그냥 놀고 있었습니다.

이유가 뭔지 임상재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미세먼지 측정기를 단 드론이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곧장 공장 굴뚝 위로 올라 미세먼지를 실시간으로 측정합니다.

공장 배출량을 정확히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
″여기에 미세먼지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8개가 부착돼 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예산을 따냈고, 작년 3월 모두 28대를 수입해왔습니다.

드론 한 대당 약 4천만 원, 전체 구입비는 10억 원이 넘습니다.

이 드론을 운영하는 곳은 국립환경과학원과 전국 7개 지방환경청.

그런데 이 드론이 무용지물이 됐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mbc 취재 결과 지난해 11월과 12월 운영 횟수는 각각 12차례와 22차례, 올해 1월은 20차례에 불과했습니다.

기관 1곳당 한달 평균 한두 번만 날린 셈인 겁니다.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
″7월에는 사용한 횟수가 없고요. 8월에 1회, 9월에 1회…″

국립환경과학원은 적은 횟수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
(운영한 횟수 자체는 많지 않잖아요.)
″바라보기 나름인데요. 한번 해도…″

알아보니 날릴 드론도 몇 대 없었습니다.

전체 드론 28대 가운데 절반이 넘는 16대는 현재 석달째 수리 중.

그것도 국내에서 해결이 안돼 캐나다 제조업체로 보냈습니다.

[영산강유역환경청 관계자]
(언제 들어온대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가져가긴 했는데 완료되면 보내준다고 했는데 아무런 소식도 없네요.″

국립환경과학원에 뭐가 문제냐 물었더니 고농도 미세먼지를 측정한 뒤부터 제대로 작동이 안됐다고 설명합니다.

미세먼지 측정 드론이 미세먼지에 취약했다는 겁니다.

측정이 가능한 드론도 있긴 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GPS가 문제였습니다.

위치정보 수신이 자주 끊겨 어디서 측정한건지 정확히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국내 판매처는 장비 결함이 아니라 성능 개선이 이뤄지면 해결될거라고 해명했습니다.

사업장 미세먼지 배출을 실시간 감시할 수 있다며 야심차게 들여온 드론은 1년도 안돼 고물이 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용 / 영상편집 : 오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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