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욱

지구온난화에 빨라지는 생태시계…식목일 3월로?

입력 | 2021-03-29 20:23   수정 | 2021-03-2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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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식목일을 4월 5일로 정한 가장 큰 이유는 그날 나무를 심어야 잘 자랄 거라는, 한마디로 날씨입니다.

그런데 그 사이 기후변화로 기온이 오르다 보니 이제 식목일을 3월로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김민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이 벌써 꽃망울을 터뜨렸습니다.

올해 서울에선 관측 이래 가장 빨리 벚꽃이 피었고 개화시기는 9일이 앞당겨졌습니다.

개화 시기가 빨라지면서 식목행사를 앞당기는 지방자치단체도 늘고 있습니다.

경기도 군포시청은 4월 5일 식목일 2주 전에 나무심기 행사를 했습니다.

[최인화/군포시 생태공원 자원봉사자]
″4월 5일이라고 하는 식목일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언제든지 그걸 앞당겨서 나무한테 맞춰야 하겠죠.″

3월에 식목행사를 하는 이유는 기후변화 때문입니다.

서울 동대문구의 선농단입니다.

식목일은 조선 9대 왕인 성종이 이곳에서 친경, 즉 직접 밭을 갈았던 날을 기념해서 1946년에 제정됐습니다.

식목일이 제정되던 1940년대 서울의 4월 5일 평균기온은 7.6도.

하지만 2010년대에는 10.2도였습니다.

70년 동안 약 3도 가량 올랐습니다.

이렇게 기온이 오르면 나무에 꽃과 잎이 나는 시기도 빨라집니다.

묘목은 뿌리가 먼저 내린 뒤에 움이 터야 하는데, 잎이나 꽃이 난 상태에서 땅에 심으면 양분 공급이 안 돼 제대로 자랄 수가 없습니다.

[이창환/원예업체 대표]
″벌써 이렇게 싹이 나와있단 말이에요. 4월 5일까지 기다렸다가 심으면 나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죠. 죽을 확률도 나올 수 있고요.″

전문가들은 식목일보다 적어도 2주는 앞서서 나무를 심어야 묘목이 뿌리를 제대로 내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임종환/국립산림과학원 기후변화생태연구과장]
″지금 현재의 기상 상태라든지 미래의 기후변화를 봤을 때에는 (식목일을) 약 2~3주 정도 앞당기는 것도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식목일을 3월 중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미세먼지와 기후변화로 나무와 숲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면서 정부는 식목일을 공휴일로 재지정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할 방침입니다.

MBC 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한재훈 / 영상편집: 오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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