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손령

[집중취재M] "북한 소식통이 그러던데"…확인 못하니 마음대로?

입력 | 2021-03-29 20:47   수정 | 2021-03-2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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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구독과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서 자극적인 소재가 등장하게 되고 여기에는 참과 거짓이 섞여 있습니다.

북한의 실상을 정밀하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걸 악용 하는 건데요.

규제할 방법도 딱히 없습니다.

이어서 손령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유튜브 ′Alex Hee′(지난해 4월 25일)]
″김정은 동지께서 주체 109, 2020년 4월 25일 0시 30분에 급병으로 서거하셨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떠돌던 지난해 4월.

탈북민 출신의 한 교수가 김 위원장이 중풍으로 쓰러졌다고 전합니다.

[강명도 교수(지난해 4월 29일, 유튜브 ′강명도TV′)]
″제가 어제 확인한 결과에 의하면 김정은은 바로 4월 14일 새벽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도중에 쓰러졌다고 합니다. 중풍으로 쓰러져서 제 발로 혼자 일어설 수도 없고..″

사흘 뒤 김 위원장의 등장으로 일단락됐지만, 조회수 100만을 기록했습니다.

그는 작년엔 ″현송월이 김정은의 아들을 낳았다″고 하더니 지난 1월엔 ″리설주가 쫓겨났다″고도 말했습니다.

[강명도 교수(지난 1월 20일, 유튜브 ′강명도TV′)]
″김정은에게 쫓겨난 리설주라는, 부인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하지 않았는가 하는..″

하지만 얼마 뒤 리설주가 김 위원장과 함께 있는 모습이 공개됐고, 국정원은 코로나 방역으로 외부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의 채널도 ′김 위원장이 마약을 한다′, ′김여정의 남편을 밝힌다′는 등 자극적인 내용들로 가득합니다.

[안찬일/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지난해 3월, 유튜브 ′안찬일TV′)]
″김여정의 신랑감은 호위사령부 군인이었다고 합니다. 거기서 눈이 맞았고 자기 집을 지키는 관저의 호위사령부 병사와 결혼했다는 것입니다.″

정보의 출처에 대해 물었습니다.

[안찬일/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북한 최고 엘리트들 입을 통해 나온 거니까 검증되거나 확인될 수는 없지만 거의 70~80%는 맞습니다. 청와대에서 벌어진 일을 우리가 확인할 수 있나요? 그거랑 비슷한 거죠.″

조회수를 위해선 소재가 자극적이어야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안찬일/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덜 자극적으로 가고 싶은데 역시 경쟁 구도니까 우리만 밀릴 수는 없으니까 문제성이 있다는 건 이해는 하죠. 그런데 유튜브 세계 자체가 약육강식이라고 할까요.″

문제는 이런 불확실한 정보들이 탈북민의 증언으로 해외 언론에 인용되고, 다시 일부 국내 매체가 재보도하면서 정치권에서 확대 재생산된다는 겁니다.

[이우영 교수/북한대학원 대학교]
″북미정상회담 이후 세계적으로 북한 이슈가 호기심의 대상이 되고 있거든요. 세계적으로 옐로우 저널리즘이라고 할 수 있는, 외국에 갔다가 다시 우리 나라 정식 언론에서 다루게 되고..″

일부 탈북민 유튜버들은 자극적인 영상으로 후원을 요구하고, 자신의 사업을 홍보하기도 합니다.

서로 견제하기도 합니다.

최근엔 탈북민들의 영상을 팩트 체크하는 탈북민까지 등장했습니다.

[홍강철(지난 2013년 탈북)]
″돈 벌자고 말도 안 되는 거짓말들을 하고 있는 겁니다. 가짜뉴스들 그런 게 너무나 많이 돌아다니는 겁니다. 000같은 경우에는 온 지도 40년 넘었고, 000같은 경우에는 30년 됐어요.″

남북관계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불확실한 정보가 난무하지만 폐쇄적인 북한의 특성상 사실 확인조차 쉽지 않습니다.

결국, 우리 정부라도 최대한 투명하게 대북 정보를 공개하는 등 왜곡된 정보를 걸러내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손령입니다.

(영상취재 : 정인학, 허원철/영상편집 : 김재환/영상출처 : 유튜브 ′Alex Hee′, ′강명도TV′ , ′안찬일TV′, ′왈가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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