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손은민

번호판 떼낸 오토바이 무법 질주…항의하자 폭행

입력 | 2021-04-13 20:29   수정 | 2021-04-13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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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 택시 기사가, 신호를 어기고 달리다 사고를 낼 뻔한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항의를 했다가 오히려 폭행을 당했습니다.

도로에서 위험천만한 주행을 하는 오토바이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단속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우회전하는 택시 옆으로 오토바이 한 대가 갑자기 나타납니다.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넘어온 겁니다.

사고를 가까스로 피한 뒤, 오히려 오토바이 운전자는 택시기사에게 거친 욕설을 퍼붓습니다.

이어 오토바이를 몰아 택시기사를 들이받고 쓰러뜨린 뒤 마구 때리기 시작합니다.

택시기사가 저항을 해보지만 다시 넘어지고 맙니다.

폭행은 10분 넘게 계속 됐습니다.

[오증환/피해 택시기사]
″내가 조금만 더 빨리 갔으면 사고 날 뻔했어요. 신호 위반을 왜 하냐고 이 한마디 한 게… 내가 죽일 놈인 건 아니잖아요. 누구나 운전자면 다 할 수 있는 말인데… 위에서 때리면서 ′너 같은 놈은 죽어야 된다′고…″

택시기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폭행은 더 심해졌습니다.

문제의 오토바이엔 추적이 불가능하도록 번호판을 아예 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증환/피해 택시기사]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인도 주행… 막 자기 멋대로 다 하거든요. 넘버(번호판)를 찌그러뜨려서 타는 사람도 있고, 아니면 래커칠을 해서 타는 사람도 있고, 블랙박스에 찍어도 번호가 안 나오니까 (직접 잡지 않는 이상) 고발도 안 되는 거예요.″

경찰은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번호판 미착용′은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경찰 관계자]
″부딪혀서 사고 난 것도 아니고 하니까 교통사고 아니라고 보고 사고 접수를 안 한 것 같은데…″

오토바이 번호판은 대부분 뒤에 달려 있어서 법규 위반을 해도 고정식 단속카메라에는 잡히지 않습니다.

그마저도 번호를 인식할 수 없게 가리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 신고도, 추적도 쉽지 않습니다.

경찰청에 집계된 지난해 이륜차 교통사고는 2만 천2백여 건, 사망자는 525명에 달했습니다.

단속을 무시한 오토바이들의 위협적인 주행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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