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택시 기사가, 신호를 어기고 달리다 사고를 낼 뻔한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항의를 했다가 오히려 폭행을 당했습니다.
도로에서 위험천만한 주행을 하는 오토바이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단속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우회전하는 택시 옆으로 오토바이 한 대가 갑자기 나타납니다.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넘어온 겁니다.
사고를 가까스로 피한 뒤, 오히려 오토바이 운전자는 택시기사에게 거친 욕설을 퍼붓습니다.
이어 오토바이를 몰아 택시기사를 들이받고 쓰러뜨린 뒤 마구 때리기 시작합니다.
택시기사가 저항을 해보지만 다시 넘어지고 맙니다.
폭행은 10분 넘게 계속 됐습니다.
[오증환/피해 택시기사]
″내가 조금만 더 빨리 갔으면 사고 날 뻔했어요. 신호 위반을 왜 하냐고 이 한마디 한 게… 내가 죽일 놈인 건 아니잖아요. 누구나 운전자면 다 할 수 있는 말인데… 위에서 때리면서 ′너 같은 놈은 죽어야 된다′고…″
택시기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폭행은 더 심해졌습니다.
문제의 오토바이엔 추적이 불가능하도록 번호판을 아예 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증환/피해 택시기사]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인도 주행… 막 자기 멋대로 다 하거든요. 넘버(번호판)를 찌그러뜨려서 타는 사람도 있고, 아니면 래커칠을 해서 타는 사람도 있고, 블랙박스에 찍어도 번호가 안 나오니까 (직접 잡지 않는 이상) 고발도 안 되는 거예요.″
경찰은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번호판 미착용′은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경찰 관계자]
″부딪혀서 사고 난 것도 아니고 하니까 교통사고 아니라고 보고 사고 접수를 안 한 것 같은데…″
오토바이 번호판은 대부분 뒤에 달려 있어서 법규 위반을 해도 고정식 단속카메라에는 잡히지 않습니다.
그마저도 번호를 인식할 수 없게 가리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 신고도, 추적도 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