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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연
보이스피싱범 낚은 가짜 돈 봉투…함정 수사에 덜미
입력 | 2021-04-29 20:35 수정 | 2021-04-2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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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80대 노인의 예금 통장을 노렸던 보이스피싱 일당이 경찰이 역으로 판 함정에 걸려들어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보이스피싱에 속아 넘어간 척하고, 가짜 현금 봉투를 약속 장소에 보관해 뒀다가, 이걸 수거하러 온 조직원을 현장에서 검거했습니다.
보도에 이채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6일,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 앞.
80대 할아버지가 홀로 집을 나섭니다.
1시간쯤 뒤 귀가하는 할아버지 손에는 종이 가방이 들려 있습니다.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통장에 있는 현금을 찾아 현관문에 걸어두라는 전화를 받고 시키는 대로 했던 겁니다.
′보이스피싱′ 사기였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국제전화라고 하면서, 우체국에서 등기우편물 왜 안 받으셨냐고 경찰서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문고리에 걸어둔 현금 1천백만원이 든 종이 가방은 금세 사라졌고, 잠시 뒤 할아버지가 다시 집밖으로 나옵니다.
보이스피싱 일당이 또 다른 통장도 위험하다며 이번엔 ″현관문 앞 우유 보관함에 돈을 넣어 두라″고 한 겁니다.
그제서야 의심이 든 할아버지는 은행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정찬미/은행직원]
″보이스피싱 아닌가… (할아버지가) 수표나 이체는 안 되고 꼭 현금으로 달라고 하셨습니다. 시간을 좀 끌어야겠단 생각에 돈을 좀 세거나…″
신고를 받은 경찰은 할아버지에게 가짜 돈 봉투를 만들어 주고 우유 보관함에 넣어두라고 했습니다.
2차 범행을 위해 이곳을 다시 찾은 수거책은, 가짜 돈 봉투를 들고 도망가려다 잠복해있던 경찰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곽재표/충북경찰청 금융범죄예방관]
″한번 성공했으니까 두 번째 다시 시도하는구나… 감을 잡고 은행에서 바로 가짜 돈 봉투를 만들어서 할아버지한테 들려 보내서…″
현장에서 붙잡힌 수거책은 터키 국적의 20대 남성으로, 불법 체류자 신분이었습니다.
[박홍규/청주청원경찰서 사창지구대 경사]
′누가 일자리를 주기로 했다′ 이런 얘긴 했었어요. 인터넷에서 만났고 자기도 인적 사항은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경찰은 이 수거책이 갖고 있던 1천1백만원을 할아버지에게 돌려주고, 나머지 일당도 추적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이채연입니다.
(영상취재: 김병수/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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