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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혁
공공재개발 땅에 '우후죽순' 신축 빌라…신종 알박기?
입력 | 2021-05-28 20:07 수정 | 2021-05-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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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공공 재개발이 예정된 서울의 낡은 주택가 곳곳에, 최근 신축 빌라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재개발이 되면 어차피 철거가 될 텐데, 지금 와서 왜 새집을 짓는 걸까요.
공공 재개발을 무산시키고 민간 개발로 돌리려는, 투기 세력들의 ′알박기′가 의심되고 있습니다.
차주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미로 같은 좁은 골목.
낡은 집들.
서울 신길1구역입니다.
민간 재개발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건너편에는 이미 번듯한 아파트들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지난 3월, 이 동네도 드디어 공공 재개발 후보지가 됐습니다.
[조정희]
″우리 집도 이렇게 짓겠구나. 이렇게 짓겠구나, 그러면서 관찰하고 있죠.″
그런데 최근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재개발이 되면 철거될 텐데도, 신축 빌라들이 곳곳에 올라가고 있습니다.
[권동혁]
″여기 재개발 들어선다면 새로 지은 거 다 헐 텐데. 쉽게 말해서 막말로 미친 짓도 아니고.″
이런 일은 서울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역시 공공 재개발 후보지로 지정된 성북1구역은 새로 짓는 빌라만 5채나 됩니다.
이런 신축 빌라들을 사들여도, 재개발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정부가 투기를 막기 위해, 이미 보상 기준을 공모신청일 이전으로 제한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사더라도, 현금만 받고 떠나야 합니다.
[박종덕/신길1구역 공공재개발 추진위원장]
″자기가 샀던 금액보다 못 미치는, 5억에 샀다 그러면 4억만 받고 나가는 거예요.″
그럼 왜 짓는 걸까?
주민들이 의심하는 건, 알박기입니다.
신축 빌라 소유주들이 결국 공공 재개발을 무산시키고, 자기들에게 유리한 민간 재개발을 추진할 거라는 겁니다.
실제로 이런 주장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신축 빌라 소유주]
″(공공재개발) 하지 말라고, 이거. 이렇게 해서 될 사업 같았으면 진작 이렇게 했어.″
공공 재개발이 시작돼도 문제입니다.
새로 지은 빌라는 현금 보상액이 높아서, 다른 주민들이 분담해야 할 돈이 커집니다.
이러다 재개발이 또 엎어질까 봐, 주민들은 걱정이 많습니다.
[임육수]
″공공 재개발 내주고 여기 연립을 짓는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잖아. 저걸 자꾸 지어놓으면 안 될지도 모르잖아.″
공공 재개발 후보지는 서울에만 24군데.
서울시는 투기 세력의 알박기를 막기 위해, 뒤늦게 건축 허가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MBC 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오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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