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류제민

총기 부품 수입해서 동영상 보고 조립…'유령총' 적발

입력 | 2021-06-01 20:29   수정 | 2021-06-0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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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 온라인 카페 회원들이 총기 부품을 장난감 부품처럼 속여서 수입한 뒤 국내에서 진짜 총으로 조립해 팔아오다 적발 됐습니다.

위력은 실제 총과 같았지만 총기 번호가 없는 유령 총으로 거래 했습니다.

류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부산의 경찰특공대 사격장.

두툼한 7mm 합판 7장이 과녁대에 놓였습니다.

15미터 거리에서 사격이 시작됩니다.

합판 앞 부분을 뚫고 들어간 총탄은 뒷부분에 커다란 구멍을 내며 합판 뭉치를 관통했습니다.

또 다른 사격 시연, 합판 위에 올려진 맥주캔 4개를 조준합니다.

총알을 맞은 맥주캔 4개는 하얀 거품을 내며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이 격발 시험에 사용한 총은 실제 총기 부품과 모형을 조립해 만든 ′불법 총기′입니다.

현역 부사관이 포함된 한 서바이벌 게임 카페 동호회 회원들은 지난해 3월부터 미국 총기 사이트에서 총기 부품을 사들였습니다.

자동차와 장난감 총의 부품이라고 속여 들여온 뒤 인터넷 영상을 보고 총기를 조립했습니다.

총기 번호조차 없는 유령총을 몰래 만든 겁니다.

이들이 제작한 권총입니다. 이 위에 쇠로 된 부분은 실제 총기와 동일하지만, 이 밑에 손잡이 부분은 실제를 본떠 만든 모조품입니다.

손잡이 부분은 딱딱한 플라스틱 같은 폴리머 소재라서 금속 탐지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 동호회원들은 철수한 미군 부대 주둔지를 돌아다니며 금속탐지기까지 이용해 땅에 박혀 있던 실탄을 수집하기도 했습니다.

조립된 권총과 소총은 확인된 것만 138점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3정은 한 자루에 3백만 원씩 받고 팔기도 했습니다.

[최해영/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 2계장]
″SNS상으로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에 언제든지 폭력조직이나 강력범죄 이용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구조였다는 것이 큰 문제였습니다.″

경찰은 불법 총기를 제작해 판매한 혐의로 현역 부사관 1명을 포함한 6명을 붙잡았고 달아난 1명을 수배했습니다.

또 이 가운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40대 남성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MBC뉴스 류제민입니다.

(영상취재: 이보문(부산)/화면제공: 부산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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