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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문
'축구장' 15개 크기 건물에 '주택용' 스프링클러…느슨한 규제
입력 | 2021-07-09 20:24 수정 | 2021-07-0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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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축구장 수십 개와 맞먹을 정도로 큰 물류 센터가 우후 죽순처럼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전 기준이 너무나 느슨합니다.
단적인 예로 이 거대한 첨단 시설에 설치 하는 스프링 클러는 일반 주택용과 똑같습니다.
이어서 윤상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6월 17일 불이 난 날.
쿠팡 덕평물류센터의 스프링클러는 8분 늦게 작동됐습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도시방재안전연구소 부소장]
″화재가 발생한 이후에 5분에서 10분, 이 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얘기도 하고, 이번 쿠팡물류센터도 상당히 미흡한 정황들이 있어요.″
그 사이 불길이 커졌지만 주변에 끌어다 쓸 물이 없었습니다.
덕평 물류센터와 가장 가까운 상수도관은 2킬로미터 거리.
따로 규제도 없습니다.
물류센터의 크기는 엄청나게 커지고 있습니다.
덕평 물류센터는 축구장 15개 크기.
불이 난 지하2층의 층고는 10미터였는데, 이걸 다시 철제 구조물로 나눠 3개 층처럼 쓰고 있었습니다.
이런 데서 불이 나면 어떻게 될까?
소방청의 실험 영상입니다.
바닥에서 시작된 불이 꼭대기까지 치솟는데 불과 1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불은 옆으로 번지는 것보다 위로 번지는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입니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했지만, 복층 구조에다 물건들까지 쌓여 있어서 불이 꺼지지 않습니다.
[김운형/경민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거기(쿠팡물류센터)에 설치돼 있는 스프링클러라는 것이 주택, 일반적인 건물에 다 설치하는 스프링클러예요. 그 정도의 수량과 수압 가지고는 물류창고는 불을 끌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컨베이어벨트로 길게 연결된 물류센터의 특성 때문에, 방화벽이나 방화문 설치도 규제가 느슨합니다.
전문가들은 물류센터만의 특별한 안전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김흥열/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그러니까 ′워터커튼′, 뭐냐면 불이 나면 물이 그냥 위에서 쭉 내려오는 거예요. 그래서 물이 막을 형성해주는 거죠.″
정부는 첨단 물류센터를 핵심 산업으로 정하고, 올해부터 따로 예산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평가 기준 가운데 화재 등 재해대비 점수는 1천 점 만점에 겨우 30점뿐입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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