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구민지

"도와줄 수 없어 답답하다"…주한 아프간인들의 눈물

입력 | 2021-08-23 20:40   수정 | 2021-08-23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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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점령한 지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가족들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하루 가슴이 타들어 가고 있는데요.

구민지 기자가 이들의 호소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3년 전 한국에 입국한 28살 아프간 여성.

하루가 멀다 하고 가족과 통화합니다.

″(지금 카불 상황은 어때?) 좋지만은 않아…″

[아프간 출신 여성]
″진짜 잠을 못 자요. 잠자다가 갑자기 이상한 꿈 꾸다가 일어나고 계속 울어요. 맨날 미친 사람처럼 울고 있어요.″

이 여성은 이슬람 시아파인 하자라족 출신.

강경 수니파인 탈레반 정권으로부터 지속적인 박해를 받아왔습니다.

그래서 난민 신청을 했고 위험한 가족들까지 한국에 데려오고 싶지만 난민 심사는 1년 넘게 진전이 없는 상태.

그 와중에 탈레반이 재집권하자 혼자 안전한 곳에 있다는 죄책감마저 느낍니다.

″엄마랑 이렇게 통화하면 엄마가 ″걱정하지 말고″(라고 말하는데), 그거 다 내 잘못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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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유학 온 아프가니스탄 남성은, 네 명의 여동생들이 걱정입니다.

[아프간 출신 남성]
″1시간, 2시간밖에 못 잤어요. (가족에게) 연락하고, 편지 쓰고, 도와주려고 노력하고…″

탈레반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시민단체나 정부기관에서 일했던 여성들을 잡아간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여동생 두 명이 공무원이었습니다.

″(여동생) 한 명은 3주 전에 너무 위험해서 말레이시아로 도망갔고… (가족이 저에게) ′우리 나갈 수 없어?′ 이런 질문을 하는데 도와줄 수 없어서 이게 좀 답답하고…″

국내에 머물고 있는 아프간 국적자는 4백여 명.

대부분 최근 사태로 고향에 연락하느라 일상생활이 어렵다고 합니다.

[조 흐라 파이지]
″지금 위험해요. (마을에서) 9명의 남자들이 탈레반에 죽었어요. 우리 친척이 너무 걱정돼요.″

이들은 하루하루 가족들과 친지들이 무사하기만을 기도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인도적인 차원에서 동포들을 받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구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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