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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근
[단독] '만 원' 단위 까지 똑같은 새마을성금 영수증‥"강제 징수"
입력 | 2021-09-16 20:19 수정 | 2021-09-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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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전두환 정권 시절, 새마을 사업에 쓰겠다면서 정부가 기업과 개인한테서 성금을 걷었습니다.
과연, 자발적인 성금이었을지 또 전두환 정권은 이 돈을 진짜 마을을 새롭게 하는데 썼을지, 궁금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청와대가 기업 마다 금액을 딱 지정해서 세금처럼 강제로 징수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담긴 청와대의 영수증을 MBC가 입수 했습니다.
김수근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두환이 악수를 건네며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기업가로 보이는 중장년 남성, 머리가 희끗한 할머니, 새마을운동에 성금을 낸 사람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만찬 자리입니다.
MBC가 확보한 전두환의 감사편지, 대통령의 상징 봉황 문양이 흐릿하게 보입니다.
편지를 받은 사람은 문 모 사장, ″정성 어린 성금 1억 5천7백만 원을 보내준 데 대해 치하의 뜻을 표한다″며, ″성금은 값지게 쓰여질 거″라고 적혀있고, 가장 아래 서명이 보입니다.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전두환 공식서명과 같은 모양입니다.
1981년부터 7년 간 전국투자금융협회가 정리한, 새마을성금 영수증 사본.
대통령 비서실 새마을담당비서관이 발행해 준 영수증인데, 1981년 5개 회사의 성금이 7억 1428만 원, 만원 단위까지 똑같습니다.
다른 회사 한 곳은 영수증을 파기했고, 한 곳은 4만 원을 더 냈는데, 영수증을 없앤 회사도 똑같은 금액을 냈다고 가정하면, 총액이 50억 원으로 딱 떨어집니다.
[한홍구/성공회대 교수]
″회사마다 형편이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죠. 일률적으로 똑같은 금액을 납부했다는 건 지정해서 했고‥강제 징수죠.″
1981년 7개 회사였던 투자금융협회의 모금은 1987년 30여 개까지, 8번이나 계속됐고 전체 금액은 281억 7천만 원에 달합니다.
전두환 정권이 막을 내린 뒤 밝혀진 전체 성금 규모는 1천5백억 원이었습니다.
[1988년 11월 3일 뉴스데스크]
″지난 8년 동안 조성된 새마을 성금 1,496억 원은 120개 기업과 단체가 청와대에 기탁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전두환이 독려하고 청와대가 수금한 이 돈 대부분은, 지방 순시 때 ″선심성 사업″으로 사라졌습니다.
전두환의 동생 전경환 새마을운동 사업본부 회장은 70억 원대 횡령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MBC가 함께 확보한, 1981년 11대 총선 직전 ′민주정의당 당무보고′ 문건에는 선거에서 5~6%의 표를 더 얻기 위해 기호 1번을 확보하는 방안, 당 총재인 전두환이 선거 지원을 위해 28개 지역구를 순시하는 방안이 보고됐습니다.
MBC가 보도한 전두환 정권의 김대중 사찰 정황 문건에 대해, 여당은 경매에 부쳐진 이 문건들을 정부가 나서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김부겸 총리는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영상취재 : 김동세, 한재훈 / 영상편집 : 김정은 / 자료제공 : 코베이 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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