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세로

[단독] 용달 기사·동네 꽃집은 왜 지원금 안 주나 봤더니

입력 | 2021-09-29 20:03   수정 | 2021-09-29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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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코로나로 피해를 본 가게들에게 주는 정부의 지원금.

이걸 선별하는 기준이 엉터리 라서 동네 서점 같은 곳들이 억울하게 대상에서 빠졌다는 보도를 전해 드린바 있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동네 꽃집이나 떡집, 그리고 용달 기사들까지.

같은 업종의 대기업들과 같이 분류가 돼서 줄줄이 지원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김세로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박기영 씨는 서울 동대문에 있는 방산시장에서 1톤 화물차로 배달 일을 합니다.

코로나로 시장 손님이 줄면서, 박 씨의 일감도 뚝 끊겼습니다.

배달 건수 한 두 건을 채우기 어려운 날도 많습니다.

코로나 전보다 수입이 30% 줄었습니다.

[박기영/용달기사]
″180만 원 정도 수익을 올려가지고 기름값 빼고 오일 갈고 하다보면 순수입 한 120만 원정도 되지 않나.″

그런데 이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박 씨가 하는 트럭 배달은 국세청 업종 분류상 용달화물자동차 운송업입니다.

이 업종은 통째로 지원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지원 대상이 되려면 업종 평균 매출이 10% 이상 줄어들어야 하는데, 이 업종은 매출이 줄지 않은 겁니다.

왜 그랬을까?

확인해 보니, 같은 업종에 CJ대한통운, 한진택배같은 대기업의 택배 기사들도 포함돼있습니다.

코로나로 택배회사들의 매출은 급증했습니다.

덩달아 이 택배회사 소속 택배기사들의 수입도 늘어났습니다.

박 씨 같은 용달 기사들은 이들과 같은 업종 분류가 같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지원 대상에서 빠진 겁니다.

이런 사각지대는 곳곳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동네 서점들의 매출이 크게 줄었지만, 예스24 같은 대형 온라인 서점과 같은 업종으로 분류돼, 통째로 지원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동네 꽃집들도 입학식, 졸업식이 모두 안 열리면서 힘들어졌지만, 역시 온라인 화환배송 업체와 업종이 같다는 이유로 빠졌습니다.

[정희/꽃집 운영]
″행사가 없고 하니까 나가는 게 없고, 개업식 같은데 이사 같은데 해야 되는데 다 문 닫는 데가 허다하잖아요. 나가는 게 전혀 없어요.″

정부는 11월까지 이의신청을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런 선별 기준 자체를 바꿀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세로 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영상편집: 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