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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무관용 원칙' 어디 가고‥몽골대사관 성추문에 '솜방망이'

입력 | 2021-09-30 20:14   수정 | 2021-09-3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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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성 추문과 갑질 논란, 비자 발급 비리까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주 몽골 대사관.

이번엔 대사관 소속의 영사가 현지 여성을 폭행하고 성추행을 시도하려 했던 혐의로 현지 경찰의 조사를 받았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최경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9년 2월, 주 몽골대사관에서 비자 발급 영사로 일했던 A 씨.

통역사인 30대 몽골 여성과 집에서 술을 마시다 다툼이 벌어져, 현지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A 씨가 ″몽골인은 약속을 잘 안 지킨다, 거짓말을 잘한다″며 비하 발언을 하다 말다툼이 벌어졌고, 여성이 ″폭행을 당했다″며 신고한 겁니다.

A 씨는 외교부에 낸 경위서에서 ″만취 상태는 아니었고 가벼운 신체 접촉만 있었다, 폭력행위나 강제적인 접촉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경찰 조사는 달랐습니다.

″A 씨가 만취 상태였고, 피해 여성이 촬영한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옷을 벗기려 시도하는 등 추행 혐의가 있어 보인다″고 밝힌 겁니다.

사건 직후 현장에 나간 또 다른 영사도 ″A 씨가 만취 상태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 씨는 사건 다음날 피해 여성과 약 5백만 원에 합의했고, 여성은 고소를 취하했습니다.

또 한국행을 희망하던 피해 여성의 불법체류 전력을 알면서도, 이례적으로 하루 만에 심사를 끝내고 비자를 내줬습니다.

이보다 한 달 앞서 국정원 출신의 또 다른 몽골대사관 직원이 성추문 사건에 연루되는 등 해외 공관의 기강해이 사건이 잇따르자 외교부는 무관용 원칙을 밝혔습니다.

[강경화/외교부 장관 (2019.7)]
″사안이 접수되는 즉시 즉각적으로 철저하게 조사하고 사안의 경중에 맞게 징계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A 씨에 대해 ′감봉 2개월′을 조치했다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인정해 가장 수위가 낮은 ′견책′ 징계를 확정했습니다.

[김경협 의원/국회 정보위원장]
″비위, 기강 해이를 솜방망이 처벌을 해서 실질적으로 근절되지 않고 있는 면이 있습니다.″

취재진은 A 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했지만 일절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최경재입니다.

영상취재 : 조윤기 / 영상편집 : 김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