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욱

야생 적응 못해 돌아온 반달곰들‥'이상행동' 왜?

입력 | 2021-10-04 20:29   수정 | 2021-10-0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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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 2004년 시작된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이 성공을 거두면서, 70여 마리가 지리산에 자리잡고 살고 있는데요.

야생 적응에 실패를 해서 다시 보호 시설로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수용 시설이 가득 차서 스트레스를 받은 곰들이 이상 행동을 보이고 있는데요.

김민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리산의 반달가슴곰 증식관리장.

곰 한마리가 벽을 따라서 같은 공간을 계속 왔다갔다합니다.

갇혀 지내는 곰의 전형적인 이상행동인 정형행동입니다.

[이우신/서울대 산림과학부 명예교수]
″이것은 곰의 스트레스에 의한 것으로 우리 인간에 비교하자면 자폐증 증상하고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자연환경과 가깝게 조성된 방사장 5곳이 있지만 개체수가 23마리까지 늘면서 턱없이 부족해진겁니다.

[장정재/국립공원연구원 남부보전센터장]
″현재 상태로서는 이틀에서 사흘 내에 한 번 정도 이렇게 방사장을 나올 수 있는 상황이고요.″

지난 2004년부터 반달곰 복원사업이 진행되면서 지리산 일대에 최소 74마리의 곰이 자리를 잡는 동안 야생에서 회수되는 곰도 같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저 곰은 지리산에 방사했지만 올무에 걸려서 다리 한 쪽이 잘렸습니다.

이처럼 이곳의 곰들은 야생적응에 실패했거나 증식을 위해서 해외에서 들여온 곰들입니다.

2010년까지 8마리였던 곰이 3배 가까이 늘면서 23칸의 우리는 올들어 꽉 차게됐지만, 방사장의 면적은 계속 그대로입니다.

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계획이 2년 전에 세워졌지만 이제야 설계 예산이 반영됐습니다.

[윤주옥/반달곰친구들 이사]
″그 곰이 원래 생활했던 그렇게 광활한 자연에서 살 수 없긴 하지만 적어도 본인들이 살 만한 충분한 공간은 확보를 해야 된다(라고 생각합니다.)″

국립공원연구원은 우선 기존 방사장을 쪼개 숫자를 늘리고 이르면 2023년 시설을 확장한단 계획이지만 전문가들은 질병 예방이나 유전적 다양성 확보를 위해 반달곰을 분산 수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장영근/영상편집 : 조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