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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저항'…일제강점기 농민·노동운동 재평가

입력 | 2021-03-02 06:18   수정 | 2021-03-02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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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일제강점기 농민운동과 노동운동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민족운동의 성격을 가진 생활 속의 저항이라는 점이 독립운동사에서 새롭게 평가를 받고 있는 겁니다.

천호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전남 목포에서 30분 거리인 신안군 암태도에 비석과 함께 조성된 가묘.

1923년 소작쟁의를 주도한 독립운동가 서태석 선생의 묘입니다.

거둬들인 곡식의 최고 8할까지 소작료로 가져가던 지주들에 맞섰습니다.

암태도 주민 600명은 바다를 건너 목포경찰서 앞에서 단식투쟁을 하는 등 소작료 인하를 압박했습니다.

거센 저항에 결국 소작율은 낮춰졌습니다.

이곳 암태도 들녘에서 시작된 항거는 서남해 여러 섬지역으로 들불처럼 번져나가게 됩니다.

5년간 인근 6개 섬에서 수천 명이 소작쟁의에 참여했지만 독립 유공자로 인정된 건 단 2명 뿐.

나머지 농민들은 외면 받았습니다.

[표명식/자은도 소작쟁의 참가자 손자]
″(할아버지께서) 농민운동 하신다고 젊은사람들과 활동하시다보니 가세가 많이 기울어지고 핍박당하다가…″

당시 투쟁의 대상인 지주 대부분이 한국인이었고 농민운동을 했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였습니다.

대부분 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이름과 호적상의 이름이 달라 소작쟁의를 했다는 점을 인정받지 못한 겁니다.

그러나 농민운동이 지주들과 연계된 일제에 대한 저항,민족 운동이었다는 점에서 재평가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지역대학과 지자체,후손들이 함께 소작쟁의에 참여했던 20여 명에 대한 독립유공자 등록을 신청했습니다.

[최성환/목포대 사학과 교수]
″소작쟁의는 지주에 대항하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이 운동이 시작되는 배경과 영향이 전반적인 상황들을 보면 항일 민족운동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일제 강점기 목포에서 지역 노동운동을 이끈 박제민 선생의 독립유공이 지난해 인정되는 등 노동운동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독립운동사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농민 운동과 노동 운동에 대한 재평가는 전국적으로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천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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