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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하늘
색깔 다른 아파트 단지…빈부 표시 색칠했나?
입력 | 2021-04-16 06:43 수정 | 2021-04-16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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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같은 아파트 단지인데도 외벽 색깔이 다른 곳이 있습니다.
색깔을 나눈 기준, 분양동이냐 아니면 임대동이냐였습니다.
손하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노원구에 있는, 지은지 23년 된 아파트 단지.
외벽 도색을 마친 뒤 내부를 새로 칠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진회색으로 새단장한 건물 속에서 유독 두 개 동만 색바랜 분홍색으로 남아 있습니다.
같은 단지인데 왜 색깔이 다른 걸까.
새로 페인트칠을 마친 건물은 분양세대가 사는 분양동, 낡은 분홍색은 임대동입니다.
바로 옆 단지도 마찬가지.
파란색으로 선명하게 도색을 마친 분양동과 달리 임대가구가 사는 한 개 동만이 빛바랜 예전 모습 그대로입니다.
이처럼 분양동만 따로 도색을 하다보니 몰랐던 구분이 확연하게 드러났습니다.
[임대동 주민]
″우리집만 못 산다고 표시를 해 놨다는 거죠. 노인들 살고 있어요. 해주면 하는 거고 안 해주면 말 할 사람 없어요.″
임대동이 도색에서 제외된 건 돈 때문입니다.
분양동 소유주들은 장기수선충당금 3억 원을 사용해 도색을 한건데, 임대동은 관리비 재원이 다르기 때문에 대상에서 빠진 겁니다.
분양동 관리사무소 측은 ″집주인들 취향을 물어 다른 색깔로 칠하게 됐다″고 해명했지만, 정작 분양동 주민들 사이에서도 꼭 이렇게 했어야 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분양동 주민]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더 신경을 써서 같은 색깔로 맞춰야 됐다고 생각해요. 임대주택에 사는 사람들에게 차별과 배제를 가시적으로…″
이 아파트에는 분양동과 임대동을 나누는 펜스까지 설치돼 있습니다.
[임대동 주민]
″이쪽은 임대고 저쪽은 분양이니까, 왕래를 못하게 할 순 없으니까 문만 하나 내 놓은…″
이런 ′차별의 색깔′은 신축 아파트 단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은지 2년이 채 안된 서울 강남 한복판의 아파트는 아예 임대동과 분양동을 다른 색깔로 시공해 버렸습니다.
SH공사는 내년에 임대동을 도색할 때 분양동과 같은 색깔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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