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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진
갈 수 없는 길인데…AI 내세워 수수료 후려치기
입력 | 2021-06-01 07:28 수정 | 2021-06-0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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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음식 배달 기사들은 보통 배달 거리에 따라 수수료를 받습니다.
이 거리를 인공지능이 계산하는데, 실제와 차이가 커서 배달원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김세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요기요 라이더인 A씨에게 배달주문이 도착합니다.
인근 수산시장 한 횟집으로 가, 음식을 받아 배달하라는 내용입니다.
요기요의 인공지능 AI가 계산한 거리는 330미터.
그런데 횟집까지는 왕복 6차선 도로가 가로막고 있습니다.
[A씨/요기요 배달기사]
(사실은 못 가는 거리네요?)
″예. 저기가 지금 330m라고 하는 거예요. 이렇게 돌아서 가야되는 입장인데 여기서 바로 가라고 지금…″
결국, 한참을 돌아 유턴한 뒤 시장 안 횟집까지 주행한 거리는 2.5km, AI 거리의 7배였습니다.
그런데도 배달 수수료는 AI가 계산한 거리 330미터 어치뿐.
기사들이 지칭하는, 이른바 ′AI 밑장빼기′ 상황입니다.
[A씨/요기요 배달기사]
″거리에 대한 밑장 빼기죠. 하루에 30콜, 40콜을 타고 해봐도 거의 90% 이상은 내비게이션 거리가 다 틀리다…″
업계 1위 배달의 민족은 어떨까?
라이더 B씨가 받은 주문은 명동에서 용산2동까지 1.6km 거리.
하지만 그 길은 남산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B씨/배달의민족 기사]
″뭐 날아가라는 건 지, 아니면 뚫고 가라는 건 지…″
결국 실제 B씨가 더 달린 거리는 2km.
원칙대로라면 수수료 2천 원을 더 받아야 하는 거리입니다.
배민과 요기요측에 이에 대한 입장을 묻자 두 회사는 AI 알고리즘은 밝힐 수 없다면서, 주행거리 차이에 대해서도 기사들에게 보상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두 업체보다 더 심각한 건 업계 3위인 쿠팡이츠.
두달전 쿠팡이츠는 배달 수수료 책정 기준을 아예 비공개로 전환했습니다.
배달 거리에 주문 수요나 날씨 같은 기준들을 AI가 종합적으로 판단해 알아서 수수료를 책정한다는 건데, 기사들로선 그 기준조차 모르니 검증이고 항의고 할 방법이 없습니다.
[D씨/쿠팡이츠 배달기사]
″항상 많은 사람들이 정산일이 되면 ″돈 덜 들어왔다″ 이런 일이 계속 생겨요. 막무가내로 그냥 너네들은 우리가 주는 대로 일하라는 식의…″
라이더들은 업체들이 AI를 내세워 배달 수수료를 편취하고 있는 게 분명한데도, 자신들이 근로자가 아니다 보니 호소할 데조차 없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MBC뉴스 김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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