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지인

가스창고 가두고 협박까지…공군 '엽기' 가혹행위

입력 | 2021-07-30 06:38   수정 | 2021-07-30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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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공군 내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후임병을 가스창고에 가두고 불을 붙일 것처럼 협박하거나 신발에 불을 붙이는 등 괴롭힘이 넉달 동안 이어졌는데, 군의 조치는 허술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김지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6월 강원도 강릉의 공군 18전투비행단.

한 후임병이, 같은 생활관을 쓰는 공병부대 선임병 2명에게 이끌려 용접가스 창고로 끌려갔다고 폭로했습니다.

선임병들은 대뜸 ″네가 잘못한 게 많아서 가두는 거″라며 자물쇠로 문을 걸어 잠궜고, 이어 ″네가 죽었으면 좋겠다″며 안으로 불붙은 상자 조각을 던져넣는가 하면, 열쇠를 던져주고 탈출해 보라고 시켰다고 합니다.

가까스로 문을 열고 나온 후임병에게 ″또 잘못하면 여기 또 가둔다″며 협박까지 이어졌다는 게 후임병의 주장입니다.

이런 엽기적인 가혹행위는 이 후임병이 부대에 전입한 지난 4월부터 시작됐습니다.

선임병들이 여러 차례 자신의 전투화에 알코올 소독제를 뿌린 뒤 불을 붙이는가 하면, 방을 잘못 들어왔다는 이유로 헤어드라이어로 다리를 몇분간 지지기도 했지만, 24시간 내내 선임병들과 함께 지내는 군대 특성상 신고하기 어려웠다고 호소했습니다.

[방혜린/군인권센터 상담팀장]
″제일 이 친구를 위축되게 만들었던 건 ′네가 신고해. 네가 신고하면 우리는 어차피 더 좋은 생활관으로 갈 건데, 난 네가 힘든 게 너무 기쁘다′ 이런 식으로 얘기…″

4달째 이어진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한 후임병은 지난 주 군사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후 선임들의 생활관은 옮겨졌지만, 여전히 같은 공병대대에서 근무하고 있어, 수시로 얼굴을 마주할 수 밖에 없는 상태라고 군인권센터는 지적했습니다.

군인권센터 즉각 가해 선임병들을 구속하고, 반복된 가혹행위를 묵인해 온 소속 간부들까지 수사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공군은 ″철저히 수사해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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