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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훈
CCTV 3대에 5번 찍혔는데도 놓쳤다‥軍 "국민께 송구"
입력 | 2022-01-05 20:09 수정 | 2022-01-0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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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새해 첫날 발생한 월북 사건의 경위를 조사한 결과 군의 경계 태세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월북자가 철책을 넘는 모습이 CCTV에 다섯 차례나 찍혔는데도 이걸 놓쳤고, 상황 보고도 미흡했습니다.
정동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깃털이 달린 두툼한 점퍼에, 모자와 장갑을 착용하고 길을 걷는 남성.
월북 당일인 지난 1일 낮, GOP 이남 민간인통제선 초소 부근 CCTV에 찍힌 탈북자 A씨의 모습입니다.
이후 4시간 반만인 오후 6시 36분 A씨는 GOP 철책을 넘었고, 밤 10시 40분쯤 군사분계선을 지나 북으로 사라진 것으로, 군 현장 조사에서 최종 확인됐습니다.
군의 경계 태세는 안이했습니다.
A씨가 이중으로 설치된 철책을 넘어가는 4분간의 모습은 CCTV 3대에 무려 5번이나 포착됐지만 아무도 몰랐습니다.
첫 번째 철책을 기어올라가 점프하듯 뛰어넘고, 다시 두 번째 철책을 넘어, 북측 갈대숲으로 사라지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힌 겁니다.
심지어 CCTV 2대는 상황실 모니터에 자동으로 팝업창까지 띄워 줬지만,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철책에 설치된 광망 센서 경고가 울려 출동한 병력은 현장을 제대로 살피지도 않고 돌아왔습니다.
[전동진 중장/합참 작전본부장]
″철책 주변의 족적과 철책 상단 윤형(바퀴 모양) 철조망에 남아 있던 흰색 깃털을 발견하지 못하는 등 철책 및 주변 확인이 미흡하였습니다.″
상황실에서는 CCTV를 다시 돌려보고도 월책 장면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엉뚱한 시간대 녹화 영상만 확인했던 겁니다.
[설훈/국회 국방위원회]
″(CCTV 장비) 작동하는 것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데… 교육 제대로 안 됐으니까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심하기 짝이 없어요. 이거는.″
상황실은 철책에서의 긴박했던 경보 상황을 대대장에게 보고하지도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대대장은 심지어 ′월북자′가 아닌 ′귀순자′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원인철 대장/합참의장]
″우리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서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모든 노력들을 (해 나가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계작전 실패는 있어서는 안 될 중대한 문제″라며, ″특별한 경각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군 전반의 경계 태세를 특별점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취재: 이세훈 / 영상편집: 송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