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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쇠사슬에 묶인 채 8명 출산‥中, '인신매매' 은폐
입력 | 2022-02-24 20:45 수정 | 2022-02-2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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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최근 중국에서는 인신매매를 당해서 여덟 명의 아이를 낳은 것도 모자라서, 쇠사슬에 묶여 생활해야 했던 한 여성의 사연이 폭로되면서 큰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이걸 은폐하려 했다면서 지역 공무원들이 무더기 징계를 받았는데, 정작 관련 기사와 글들이 중국 당국의 검열로 삭제되고 있습니다.
베이징 이해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중국 장쑤성의 한 시골 마을.
문도 없는 건물 안에 목에 쇠사슬이 채워진 여성이 서 있습니다.
영하 날씨지만 난방 장치도 없고, 바닥에는 이불과 밥그릇이 놓여 있습니다.
[중국 블로거]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어요? <……> 말을 못하나요?″
이 여성은 45살 양 모 씨.
지난달 말 한 블로거가 SNS에 영상을 올리면서 양 씨의 노예 같은 삶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특히 양 씨가 8명의 자녀를 출산한 것으로 드러나자 인신매매 의혹까지 제기되며 중국 전역으로 분노가 확산됐습니다.
남편은 양 씨는 쇠사슬로 묶어두고 자신과 나머지 가족은 옆 건물에서 정상적으로 생활했습니다.
[양 씨 남편]
″7명의 아들과 1명의 딸이 있어요. 33살에 결혼해 34살에 아이를 처음 가졌어요.″
그런데도 현지 당국은 인신매매나 유괴는 없었다며 은폐에만 급급해 불신을 키웠습니다.
올림픽 기간 중국의 치부를 감추기 위한 것이란 내부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들끓는 여론에 결국 장쑤성 정부가 직접 나섰고 양 씨가 단돈 94만 원에 인신매매를 당해 지금의 남편과 살게 됐고, 몇 년 전 조현병 증세가 나타난 뒤로는 줄곧 쇠사슬에 묶여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장쑤성 당국은 남편과 인신매매 조직원 2명을 구속하고, 사실을 축소 발표한 현지 공무원 17명을 징계했습니다.
[CCTV 보도(23일)]
″공안은 시아버지가 1998년 6월 다른 사람 소개를 받아 돈을 주고 사온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 관심을 호소했던 베이징대와 칭화대 교수의 SNS 계정이 정지되는 등 중국 당국의 지침과 다른 목소리는 여전히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이해인입니다.
영상편집: 고별(베이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