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권기만

산불 많은 4월 코앞인데‥진화헬기 40% "투입 불가"

입력 | 2022-03-15 20:15   수정 | 2022-03-1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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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번 산불은 어느 때보다 오래 이어진 만큼 진화작업에 투입됐던 헬기들도 과부하가 걸린 상태입니다.

열 대 중에 넉 대는 지금은 출동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서둘러 진화헬기 수를 늘리고, 밤에도 뜰 수 있는 헬기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권기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열흘동안 산불 현장을 누볐던 산림청 진화헬기입니다.

연기와 배기가스를 뒤집어 써 검게 변해버린 기체는 당시 현장 상황을 짐작하게 합니다.

[김문규 기장 / 산림항공본부]
″연기라든지 고압선이라든지 나뭇가지라든지 이런 것들이 항상 저희들한테는 안전 저해요소로 다가옵니다.″

산림항공본부도 복귀한 헬기는 곧바로 정비고에 들어갑니다.

기종에 따라 50시간, 100시간, 300시간 동안 비행을 하면 반드시 정비를 받아야 하는데, 짧게는 사흘에서 최대 보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2월 16일 영덕 산불, 2월 28일 합천-고령 산불 그리고 3월 4일부터 열흘간 이어진 울진-삼척, 강릉-동해 산불까지. 잇따른 대형 산불에 진화헬기도 집중 투입됐고 정비를 받아야 하는 헬기도 늘면서 현재 투입이 가능한 진화헬기는 36대 가운데 22대 뿐입니다.

40%에 달하는 14대는 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만약 지금 대형산불이 발생한다면, 원할한 공중 진화가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산림항공본부는 주·야간 정비인력을 총동원해 현재 60%대에 머물러 있는 진화헬기 가동률을 80% 이상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1998년 이후 강원도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24건의 발생시기를 보면, 4월 초순이 8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체 산불 중 절반이 3월 하순에서 4월 중순 사이에 집중됐습니다.

문제는 기후 변화로 인해 대형 산불 빈도가 높아지고 발생 시기도 앞당겨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점점 잦아지고, 더 커지는 산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진화 헬기를 더 확보하고, 야간에도 진화작업이 가능한 헬기도 도입되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고기연 / 산림항공본부장]
″헬기 자원을 더 확충하는 계획들을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요. 또 그 사이라도 국방부 등 유관기관에서 갖고 있는 능력 있는 헬기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예산의 한계 때문에, 또 안전 문제 때문에, 현장에서는 커지는 산불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권기만입니다.

영상취재 차민수 (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