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왕종명

"억만장자라면 세금 더 내라"‥코로나 양극화에 대한 미국 해법

입력 | 2022-03-29 20:27   수정 | 2022-03-29 20:28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미국 바이든 정부의 올해 예산안에서 눈에 띄는 게 있는데, 바로 ′억만장자 최소 소득세′ 신설입니다.

0.01% 최상위 부자들에게 최소 20%의 세금을 물리겠다는 건데요, 현실화되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우리돈으로 줄잡아 60조원을 더 내야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풀었던 재정의 적자를 메우기 위한 처방인데, 공화당이 예상대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왕종명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억만장자 최소 소득세′

미국이 새 해 예산안을 공개하면서 새로 만들어낸 항목의 이름입니다.

미국 내 상위 0.01%의 최상위 소득자와 1억 달러, 우리 돈으로 천 2백억 원 넘는 자산을 가진 이들에게 최소 20%의 세금을 부과합니다.

대상은 칠백명 정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5백억 달러,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는 350억 달러를 더 내야 합니다.

코로나 기간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 적자를 코로나 와중에도 돈을 번 부자한테서 세금을 걷어서 채우겠다는 의집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대부분의 미국인에게 지난 몇 년은 매우 힘든 시간이었고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억만장자와 대기업은 그 어느때보다 부자가 됐습니다.″

코로나 기간 미국 역시 부의 양극화가 더 심해져 상위 10% 부자가 소유한 주식이 사상 최대이고 상위 1% 가구 순자산은 23%급증한 반면 하위 20%는 2.5% 증가에 그쳤습니다.

[조 맨신/상원 의원]
″아무리 부자라도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모두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말이 안 될 정도로 불이익은 아닙니다.″

법안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이나 채권같은 금융자산을 소유만 하고 있어도 세금을 물리기로 했습니다.

법안이 통과되기만 한다면 이들한테서 앞으로 10년 동안 3천6백억 달러, 우리 돈 440조라는 세금을 더 걷을 수 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소방관과 교사가 억만장자의 세율보다 두 배 이상을 지불합니다. 그건 옳지 않습니다. 불공정합니다. 그래서 이번 예산안에 억만장자 최소 세금을 포함시켰습니다.″

민주당의 부자 증세 안은 번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공화당은 이번에도 ″극좌의 정책″이라면서 일찌감치 반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도하는 건 미국의 재정 사정이 그만큼 열악하고 중간 선거를 앞둔 정치적 상황도 좋지 않다는 겁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왕종명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도(워싱턴)/영상편집 : 김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