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아영

일상회복의 그늘, 코로나 2년이 남긴 상처

입력 | 2022-04-06 20:22   수정 | 2022-04-0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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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앞서 하늘길이 다시 열린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 항공·여행업계의 들뜨고 설레는 분위기에도 웃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이 업계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입니다.

김아영 기자가 이들을 만났습니다.

◀ 리포트 ▶

오늘로 692일.

김계월 씨는 2년 가까이 거리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김 씨는 아시아나항공의 재하청 업체인 케이오 소속 기내 청소 노동자였습니다.

코로나가 터지자, 회사는 직원 250명을 무더기로 무급휴직시켰습니다.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은 8명은 그냥 해고했습니다.

[김계월/아시아나항공 재하청 해고자]
″서명하지 않으면 정리해고의 대상이 된다고 그랬어요. 근데 우리 8명의 노동자들은 그때 당시에 서명하지 않았고…″

직원 월급의 3분의 1만 회사가 부담하면, 나머지는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하지만 회사는 그 3분의 1도 부담스럽다며 해고와 무급휴직을 강행했습니다.

원청인 아시아나항공은 기간산업이라는 이유로 정부 지원을 2조 4천억 원이나 받았지만, 하청 노동자들의 해고에는 아무 관심이 없었습니다.

법원은 부당해고라고 판결했지만, 회사는 항소로 버티고 있습니다.

그 2년 사이 무급휴직자 대부분은 생계 때문에 뿔뿔이 흩어졌고, 해고자 3명은 정년을 맞았습니다.

[김계월/이사아나항공 재하청업체 해고자]
″분명히 여행객들이 많이 늘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해고된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그게 해결돼야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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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에 있는 세종호텔.

작년 12월 코로나 때문에 힘들다며 15명을 무더기로 정리해고 대상에 올렸습니다.

30년 일한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난 노동자.

[김란희/세종호텔 해고자]
″30년을 일해왔기 때문에 사실은 정년퇴직을 여기서 하고 싶었어요. 경영이 악화됐다고 해서 자른 것도 있지만 앞으로 개선할 의지가 전혀 없는 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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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을 간신히 버텨온 작은 여행사 사장.

결국 빚 7천만 원에 보증금까지 대부분 날리고, 며칠 전 사무실 문을 닫았습니다.

[박 연/여행사 사장]
″저는 결국은 여기서 2년 동안 3천만 원을 까먹은 거죠. 원상복구하는 비용을 안 쓰기 위해서…″

동료 여행사 사장의 사무실 한구석에서 재기를 꿈꾸고 있지만, 짐 정리를 하고 페인트칠을 하다 결국 참았던 눈물을 터뜨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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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회복으로 성큼 다가서고 있는 지금.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어쩌면 회복되지 못할 깊은 상처가 남았습니다.

MBC뉴스 김아영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조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