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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은
"아내 출산비용 빌려주세요" 전국 돌며 사기
입력 | 2022-04-08 20:34 수정 | 2022-04-0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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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아내가 출산을 했는데, 당장 병원비가 없다면서 택시 기사에게 돈을 빌려서 달아났던 사기범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전국을 돌면서 같은 수법으로 30여 차례에 걸쳐서 900만 원 넘게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양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3월 31일 저녁, 전남 해남에서 목포로 향하던 택시 안.
택시기사가 지폐를 세더니 조수석에 앉은 남성 승객에게 돈을 건넵니다.
[택시기사]
″88만원? <네.> 8만원 더 줘야해?″
아내가 출산을 했는데 급하게 오느라 지갑을 못 가지고 왔다는 말에, 택시기사가 병원 비용을 빌려준 겁니다.
남성은 자신의 아버지가 택시기사의 은행 계좌로 빌린 돈을 바로 보낼 거라고 말합니다.
[승객]
″그러면 (아버지에게) 4만원 더해서 100만원 보내라고 할까요?″
남성은 돈을 보내달라며 어디론가 전화통화를 한 뒤, 산부인과 앞에서 내렸습니다.
하지만 남성이 건네 준 전화번호와 집주소 등은 모두 가짜였고, 남성도 그대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피해 택시기사]
″병원에 들어가 보니까 그런 사람 안왔대요. 거기서 직감했죠. 내가 사기를 당했구나.″
아내가 출산이 임박했다는 수법으로 산부인과를 찾아 택시기사의 동정심을 이용한 겁니다.
이 30대 남성은 범행 일주일 만에 서울의 한 PC방에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똑같은 수법으로 30여 차례에 걸쳐 택시기사들에게 900여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윤재길 / 해남경찰서 수사과장]
″생활비하고 인터넷 도박 등에 쓰는 돈으로 본인은 진술하고 있습니다.″
해남경찰서는 남성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추가 범죄가 더 있는지 조사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양정은입니다.
영상취재: 홍경석 (목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