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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여의도역 팝니다"‥재정난에 '50개 역' 이름 판매

입력 | 2022-06-06 20:12   수정 | 2022-06-0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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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하철을 타다 보면 원래 역 이름 밑에 또 다른 이름이 적혀있는 경우가 있죠.

이를테면 2호선 을지로3가역에 이렇게 카드회사 이름을 함께 써놓는 식인데요.

그냥 붙여준 게 아니고, 서울교통공사가 역 이름을 돈 받고 판 겁니다.

심각한 적자를 메꾸기 위해서인데, 내일부터 강남역을 포함해서 역이름 50개를 추가로 판다고 합니다.

이동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지하철 2·3호선 을지로3가역.

원래 역 이름 아래, 대형 카드사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방송에서도 기존 역 이름과 함께 안내됩니다.

[열차 안내방송]
″이번 역은 을지로3가, 신한카드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새로운 이름은 지난 3월 추가됐습니다.

역 바로 옆에 본사를 둔 카드사가 8억 7천4백만 원을 주고 3년간 역 이름을 쓸 권리를 사들인 겁니다.

[노태근]
″주변의 랜드마크가 역 이름에 들어가서 오히려 찾기 쉬울 수도 있고, (수익을) 더 좋은 방향으로 쓸 수 있다고 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016년부터 지하철역 이름을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SC제일은행역′ 이름이 붙은 1호선 종각역, ′강북삼성병원역′이 붙은 5호선 서대문역 등 최근까지 33개 역 이름을 기업 등에 판매해 140억 원가량의 수익을 냈습니다.

이에 더해 서울교통공사는 내일부터 50개 역의 이름 병기권을 추가로 팔기로 했습니다.

강남역, 홍대입구역처럼 유동인구가 최상위권인 역들과, 여의도·공덕·신도림역 등 주요 환승역이 대상입니다.

역 반경 1km 안팎에 있는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데, 강남역의 경우는 입찰 시작 액수부터 8억 7천6백만 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주진중/서울교통공사 신성장본부 처장]
″지금까지는 업체가 제안이 왔을 때 진행했는데 이렇게 해서는 (큰 수익이) 안 되니까, 우리가 먼저 입찰 공고를 내자… 그렇게 되면 강남역이라든지 시청이라든지 관심 있는 곳은 이제 기업체가 올 것이고.″

서울교통공사 적자 규모는 계속 누적돼오다가 지난 2년간 코로나 사태로 승객이 더 줄어 1조 원까지 불어났습니다.

서울시도 시내버스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버스정거장 400곳의 이름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일각에선 공공성 훼손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공사 측은 유흥업이나 사행산업 같은 입찰자는 심의를 거쳐 걸러낼 방침입니다.

MBC뉴스 이동경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 영상편집: 임주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