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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형
[집중취재M] 임금 삭감 항의하자 "나가라"‥교사들 '편가르기'도
입력 | 2022-06-06 20:21 수정 | 2022-06-0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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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사립유치원 교사들이 겪는 부당노동행위, 제보가 잇따르면서 연속으로 보도해드리고 있는데요.
이번엔 갑작스런 임금 삭감에 항의하는 교사들에게 ′싫으면 나가라′는 식으로 압박한 유치원 사례 취재했습니다.
먼저 김민형 기자의 보도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6일, 같은 재단이 운영하는 서울의 두 군데 유치원 교사 40여 명은 ″월급을 깎겠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경력과 상관없이 많게는 90만 원까지 깎아, 모든 교사의 월급을 200만 원 수준으로 통일하겠다는 겁니다.
당연히 반발이 나왔지만 유치원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유치원 행정실장(지난 5월 녹취)]
″동의를 안 하면, 이거는 이렇게 학교(유치원)를 나가겠다는 의사 표시로 알 수밖에 없는…″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라는 식.
′원아 모집이 덜 됐고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였는데, 원아 모집 자체는 이미 올해 초에 끝난 상황이었습니다.
일부러 교사들의 이직이 어려운 ′학기 중′에 알린 거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OO유치원 교사]
″일단은 구직 사이트에 들어갔을 때 학기 중에는 구인을 하는 원이 많지 않아요.″
다수 교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새 계약서에 서명하자, 남은 교사들을 향한 유치원의 압박은 더 심해졌습니다.
[유치원 원감(지난 5월 녹취)]
″선생님, 그렇게까지 해서 불편한 돈을 받으셔야겠어요? 동료들, 원장님 (월급) 모두 삭감해서 드려야 되겠네요. 그렇죠? 그걸 원하신 거니까.″
유치원 측은 교사들이 다 가입한 SNS에도 ″미해결된 교사들이 있어 급여 금액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임금 지급이 늦어질 수 있다는 공지까지 했습니다.
교사들 사이에선 미묘한 분위기가 생겼습니다.
[OO유치원 교사]
″선생님들 사이에 편 가르는 듯한 느낌도 받았고요. 서명 안 한 선생님들한테 책임을 돌리는 것 같아서…″
이 유치원은 한때 교사들의 근무를 ′하루 8시간 아래′로 줄여 월급을 낮추려 했다가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교사들로선 규정 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최대 74만 원인 정부 보조금도 받지 못하고 일한 기간을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취재진은 유치원 측에 수차례 찾아갔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취재진-유치원 관계자(지난 5월)]
″원장 선생님한테 전달해드리고… <내일은 혹시 오시나요?> 오실 거예요.″
뒤늦게 연결된 통화에서, 유치원 측은 ″적자가 심해 마지막까지 견디다가 몇 달만 참아보자고 선생님들과 협의한 거″라며 ″의도적으로 시점을 고른 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유치원은 반발하는 교사들에게 기존 임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임금 삭감을 받아들였던 교사들 사이에서 반발이 나오는 등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현기택 위동원 / 영상편집: 유다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