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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아
포스코, 사내 성폭력에 거듭된 묵인·방관‥사택 위아래층에 방치
입력 | 2022-06-23 20:15 수정 | 2022-06-23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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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20대 여성 직원이 남성 상사 4명을 성폭력으로 고소한 사건, 연속해서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포스코 측이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회사 사택 건물에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위아래 층에서 지내는 걸 보름 가까이 방치한 걸로 드러나는 등 2차 피해도 심각했습니다.
피해자에게 온 카카오톡 메시지도 공개됐는데, 가해자가 성폭력을 인정한 내용 그리고 부서 상사가 보도 무마를 요구하는 듯한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박성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달 29일, 피해 여성은 같은 건물에 사는 부서 선임으로부터 심각한 성폭력을 당했습니다.
며칠 뒤 여성이 고민 끝에 SNS 메시지를 보냈고, 선임은 ″기억은 못 하지만 실수를 인정하고 뉘우친다″고 했습니다.
[피해 여성 - 부서 선임]
″<기억이 안 난다고 할 수 없을 걸요?> 진짜 미안하다. 기분 나쁘게 해서 진짜 미안하다.″
그런데 가해자로 지목된 이 남성은 여전히 피해 여성의 집 바로 아래층에 살고 있습니다.
두 집 모두 포스코가 제공한 사택입니다.
사측은 지난 10일 성폭력 사건을 인지한 뒤 남성 직원에 대한 자체 조사까지 했지만, 2주 가까이 피해자 보호를 위한 기본적인 분리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피해 여성]
″(사건 이후) 외출할 때마다 무섭고 혹시나 보복을 할까 봐 많은 걱정이 됩니다.″
회사 측은 이에 앞서 있었던 직장 내 성희롱 사건 때부터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신고 사실이 사내에 알려지면서 여성은 극심한 험담과 따돌림을 당한 겁니다.
[피해 여성]
″많은 사람들이, 타부서 사람들까지 알게 되었고 ′(감봉) 3개월을 쟤(가해자)는 받았는데 왜 쟤(피해자)는 받지 않았냐′고…″
여성은 2차 피해를 이유로 다른 부서로 이동했지만, 한 달 만에 포항제철소 부소장이 찾아와 원래 부서로 복귀할 것을 일방적으로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여 만에 선임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겁니다.
[김정희/포항여성회 회장]
″(2차 피해에 대한) 조치가 안 이뤄졌기 때문에 ′별거 아니더라′고 인식이 되고 또다시 반복되는 피해가 일어날 수 있었던 거죠.″
MBC가 취재에 들어가자, 부서 상사는 피해 여성에게 제보 여부를 물어보며,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것이 좋지 않을 것 같다″면서 압박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포스코 측은 오늘 오후에야 부회장 명의로 ″피해 직원과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하겠다″고 사과문을 냈습니다.
또 성폭력 가해 혐의를 받는 선임 직원에 대해서는 거주지 이전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