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유나은

멀쩡한 집기 지하창고로‥새 단장에 세금 '펑펑'

입력 | 2022-09-27 19:50   수정 | 2022-09-2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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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금 보신 이런 비용들, 모두 국민이 낸 세금입니다.

그래서 허투루 쓰지 못하도록 가구를 비롯한 집기들은 한번 사면 좀 오래 두고 쓰라고 책상은 8년, 의자는 9년처럼 ′최소 사용 기한′을 정해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민선8기 지자체장들은 이걸 지키고 있을까요?

이어서 유나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인구 4만 6천 명의 강원도 횡성군, 신임 군수는 주민 소통을 내세우며 2층에 있던 군수실을 1층으로 옮겼습니다.

′1호 공약′이라며 당선되자마자 한 달 동안 1억 8천여만 원을 들여 군수실을 새로 단장했습니다.

집기도 모두 새 겁니다.

책상 329만 원, 탁자 330만 원, 소파 490만 원.

1백만 원짜리 무선청소기에 냉장고, 전자레인지, 식기 살균건조기까지 3천4백만 원어치를 샀습니다.

[횡성군수 비서실 관계자]
(이거는 다 새로 구매를 한 거죠?)
″네, 맞아요. 새로 구입을 한 거죠.″

전임 군수가 쓰던 집기들은 어떻게 처리했는지 찾아봤더니, 산 지 2년 된 의자와 4년 된 책상은 산하기관인 농업기술센터 회의실에 가 있습니다.

소파 일부는 갑천면사무소 민원실로 보내 군민들이 쓰고 있습니다.

[백오인/횡성군의원]
″억대가 넘는 비용이 들었기 때문에 이 비용을 군민들을 위해서 썼다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경기도 가평군은 새로 취임한 군수실에 4천6백만 원을 썼습니다.

[최규일/가평군 회계과장]
″조금 스크래치가 난 부분을 교체하면서 전수 교체하는 걸로 좀 방향을 잡아서 하다 보니까‥″

전임 군수가 쓰던 물건들은 지하창고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구매 날짜를 확인해봤습니다.

회의용 의자는 2018년 1월, 책상 서랍과 군수가 쓰던 의자는 2019년 5월에 샀고, 작년 4월에 산 보조책상도 있습니다.

모두 사용에 문제가 없고, 사용 기한도 한참 남았는데 창고로 내려보낸 겁니다.

군수가 바뀔 때마다 해온 관행이었습니다.

[가평군 관계자]
(이런 걸 물려 쓸 수 있는 분위기는 안되는 거예요?)
″군수님이 바뀌면 대부분 이런 기자재가 다 바뀌니까. 우리는 그냥 늘 그래 왔었는데‥″

전남 순천시는 소파 등을 새로 사는데 2천2백만 원을 썼는데, 시장이 지시한 분위기 전환이 이유였습니다.

[허성무/순천시 청사관리팀장]
″시장님께 한번 여쭤봤어요. 깨끗하게만 하고 또 밝은 분위기만 좀 만들어 줘라(고 했습니다.)″

밝은 분위기에 맞지 않아 바꾼 흰색 소파는, 물품 대장을 확인해보니 사용기한 8년 중에 4년밖에 안 지났습니다.

쓰는 데 아무 문제가 없어 산하기관장이 넘겨받았습니다.

[김영남/순천문화예술회관장]
″VIP들, 출연자들이 여기 와서 티타임을 여기서 하거든요. 불편한 건 없습니다.″

경기도 의왕시는 전임 시장이 쓰던 책상을 강당 앞 복도에 방치해두고 있습니다.

물품관리법 지침상 책상은 최소 9년을 써야하는데, 언제 얼마를 주고 산 건지, 관리기록이 없어 확인이 안 됩니다.

[허석천/의왕시 계약팀장]
″물품을 정리해 놓은 것 같지는 않다. 시장실 물품 관리를 따로 해라. 이렇게 한 번 건의를 하겠습니다.″

이 밖에 다른 지자체들은 사용기간이 남은 집기를 버리진 않았지만, 쓸 곳이 없어 창고같은 데 보관하거나 직원들이 물려받아 쓰고 있습니다.

[박중배/전국공무원노조 부위원장]
″대다수의 직원들은 그걸(전임 시장 물건을) 사용하기를 원치 않습니다. 자기가 쓰던 게 기존에 있기 때문에 굳이 남 쓰던 거를 가져와서 쓸 필요는 없겠죠.″

현재 지자체장 집무실은 면적을 제한한 규제, 각종 집기는 사용기한을 정해놨을 뿐, 얼마를 들여 어디를 고치고, 무얼 사는지 등은 각 지자체 재량에 맡겨져 있습니다.

MBC뉴스 유나은입니다.

영상취재 김경락 차민수(원주) 김우람 김재현/영상편집 김하은/자료조사 고재은 김세연 김주예 이수연 허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