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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정
'자수성가 하겠다'며 일하던 아들이 끝내‥알려지는 안타까운 희생들
입력 | 2022-09-27 20:21 수정 | 2022-09-2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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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하나둘씩 알려지고 있습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일찌감치 취업전선에 뛰어든 30대 청년이 화마에 스러졌고, 동료들의 대피를 돕다가 자신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40대 직원은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연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고용노동부 장관의 근조 화환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빈소.
아울렛 지하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물류 직원 34살 채 모 씨는 일찌감치 취업 전선에 뛰어든 꿈 많은 청년이었습니다.
어려운 가계를 돕기 위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백화점 주차요원부터 마트 아르바이트까지 늘 성실하게 일하던 아들이었습니다.
[채 모 씨 아버지/유족]
″열심히 살려고 그냥 혼자 가서 자수성가해본다고‥ 집이, 가정이 부유하지 못하니까 여러가지를 많이 했어요. 대전 시내 백화점 다 돌아다니면서 주차장 아르바이트도 하고 별 일 다했어요.″
입사한 지 일 년도 안 된 방재실 직원 33살 이 모 씨도 화마에 스러졌습니다.
지난 추석에도 일하느라 가족들과 같이 보내지 못했던 이 씨는 어제 출근을 마지막으로 영영 퇴근하지 못했습니다.
[이 모 씨 작은아버지/유족]
″명절 때 일이 그때 또 걸렸더라고요, 야근이… 그래서 다른 명절 때 같으면 음식도 같이 만들고 항상 그랬는데 이번에는 회사에 나가는 바람에 (못 왔어요.)″
방재실 앞에서 질식해 쓰러져 있다 화재 발생 1시간 만에 병원으로 옮겨진 40대 직원은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화재 신고를 한 뒤, 지하에 있던 직원들의 대피를 유도하느라 정작 본인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승한/대전 유성소방서 현장대응2단장(어제)]
″방송과 CCTV를 보면서 대피유도를, 계속 유도를 하다가 본인은 대피를 못한 상황에서 구조대가 들어가서 구조를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화재 참사로 숨지거나 다친 노동자 8명 가운데 6명은 하청업체 소속이었고, 2명은 외부 용역업체 직원이었습니다.
유족들은 행정당국과 현대백화점 측이 무책임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항의했습니다.
[이 모 씨 작은 아버지/유족]
″이 최신식 시설에서 저런 소방시스템으로 작동하게 해서 결국은 그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게 만들었냐고요. 그 부분을 명확하게 해달라고요.″
윤석열 대통령도 오늘 오후 화재 현장과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화재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연정입니다.
영상취재 : 김 훈 /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