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벌써 일주일 넘게 계속되고 있는데, 그 사이 대통령실의 해명이 여러번 바뀌었습니다.
어떻게 달라 졌는지, 이기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리포트 ▶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알려진 뒤 가장 먼저 나온 대통령실의 입장은 ′사적 발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비속어 발언이 알려진뒤 약 5시간 후에 나온 건데, 당시 브리핑에 나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사적 발언을 외교적 성과로 연결시키는건 적절치 않다, 누가 어떻게 녹음했는지 진위 여부를 판명해야 한다″면서도 발언 자체를 부정하거나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발언 16시간여 지난 뒤, 김은혜 홍보수석이 긴급 브리핑을 열고 두번째 해명을 합니다.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는 겁니다.
[김은혜/대통령실 홍보수석 (9월 22일)]
″지금 다시 한번 들어봐 주십시오. 국회에서 승인 안 해 주고 날리면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짜깁기, 왜곡, 거짓, 자해행위 등 거친 말들까지 쏟아냈습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말한 ′이 XX′는 미국 의회가 아니라 한국의 국회, 특히 ′야당′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지목했습니다.
[김은혜/대통령실 홍보수석 (9월 22일)]
″거대 야당이 이 같은 기조를 꺾고 국제사회를 향한 최소한의 책임 이행을 거부하면 나라의 면이 서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만 대통령실의 이같은 입장은 채 일주일도 유지되지 못했습니다.
지난 26일 브리핑에 나선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XX′ 발언은 야당에 대해 얘기한 것이 아니었다, 야당을 지목한 게 아니다″라며 김은혜 수석의 나흘 전 발표를 번복했습니다.
그러더니 다음날에는 라디오 방송에까지 출연해 ′날리면′이라는 김은혜 수석의 발표마저도 ″확정할 수 없다″고 바꿨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 (9월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최종적으로 100% 확정할 수 없는 내용인 거죠.″
급기야 어제는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윤 대통령이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다″며 ′바이든′은 물론 ′이 XX′ 발언까지도 모두 부인했고, 여당 의원들도 이에 동조하고 나섰습니다.
′사적 발언′이라는 말로 시작한 대통령실의 해명이 일주일동안 끊임없이 바뀌며 급기야 비속어 발언 자체를 부정하는 단계까지 이른 겁니다.
하지만 발언 당사자인 윤 대통령은 ′영상을 보고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만 주변에 전한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유감 표명은 물론 논란에 대한 입장을 아예 밝히지 않으면서 비속어 논란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