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홍신영

"사장님은 국토부 전관" 재벌 건설사 컨소시엄인데 심사도 없었다

입력 | 2022-10-03 20:08   수정 | 2022-10-0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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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신 안산선의 시행사는 포스코 건설과 롯데건설이 주축이 돼서 만든, 넥스트 레인 이라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사장이 누군가 봤더니, 국토부 고위 관료가 퇴직을 하자마자 옮겨 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위 공무원이 민간 기업에 취업을 할 때, 제한 규정이 있지만 아무런 제한도 받지 않았습니다.

이어서 홍신영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신안산선의 시행사는 넥스트레인이라는 회사입니다.

포스코건설 36%, 롯데건설 22% 등 13개 민간회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만든 특수목적법인입니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김일평 씨.

국토교통부 도로국장, 건설정책국장,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을 지낸 국토부 고위관료 출신입니다.

2019년 8월 퇴직하고, 9월에 곧바로 이 회사 사장으로 영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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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급 이상 고위공무원은 원래 직무와 관련된 민간 기업에 바로 취업할 수 없고,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김일평 사장은 취업심사를 받지 않았습니다.

취업심사 대상이 되는 민간기업은 자본금 10억 원이 넘고, 매출도 100억 원이 넘어야 합니다.

그런데 넥스트레인은 신안산선 사업만을 위해 새로 만든 회사라 매출액이 0원이었습니다.

재벌 건설사들이 만든 회사에 국토부 고위관료가 취업한 건데도, 아무 제한을 받지 않은 겁니다.

[김일평 / 넥스트레인 대표이사]
″제가 공사 경험이 많기 때문에 안전하고 또, 계획 기간 내에 잘 마칠 수 있도록 그게 저의 미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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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레인의 부사장들도 비슷합니다.

한 명은 국가철도공단 고위 공무원 출신, 또 한 명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입법조사관 출신입니다.

둘 다 원래 취업심사 대상이지만, 역시 아무 제한 없이 취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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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구멍을 이용한 이런 전관 영입은 또 있습니다.

GTX-A, 광명-서울 고속도로, 수도권전철 대곡-소사 구간의 시행사들도, 줄줄이 국토부 고위관료 출신들을 대표이사로 영입했습니다.

역시 매출이 없다는 이유로, 취업심사를 받지 않았습니다.

[신영철 /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
″국토부 출신 고위직 출신이 사장으로 가면 실무 담당 과장이나 국장들은 (아무래도 눈치도 보고) 당연하죠. 선배님이 가 계시는데…″

GTX-A, B, C와 계획된 민자 철도만 10개가 넘습니다.

법의 구멍을 이용한 전관 모셔가기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영상편집 : 민경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