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조민희

갈대밭에 무차별 방화‥7번 잠복끝에 붙잡혔다

입력 | 2022-10-18 20:27   수정 | 2022-10-18 21:21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부산의 한 생태 공원 갈대밭에서 잇따라 불이 났습니다.

2주도 안 돼서 여섯 번이나 불이 나서, 방화를 의심한 경찰이 잠복 수사를 벌였는데요.

한 60대 여성이 현행범으로 붙잡혔습니다.

조민희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낙동강변에 위치한 부산의 한 생태공원.

갈대숲 사이로 시뻘건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합니다.

바람까지 불면서 갈대숲에 붙은 불이 빠르게 번져 나갑니다.

[주민]
″내가 올라오다가 불을 보고, (불이) 적게 붙은 걸 껐거든요.″

불을 보고 달려온 사람들은 방화범을 잡기위해 잠복중인 형사들이었습니다.

지난 5일부터 시작돼 이번이 4번째 방화.

[경찰관-주민]
(이리로 말고 이쪽으로 갔다는 거죠?)
″이쪽으로 갔어요, 이쪽으로. (방화범이) 여기 두 군데에다가 불을 붙여놓고 딱 해놨더라고요.″

하지만 방화범은 자취를 감췄고, 5번째, 6번째 방화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어제 저녁 잠복중인 형사들에 갈대숲 옆에서 웅크리고 있던 한 여성이 포착됐습니다.

여성은 경찰을 보자 황급히 돌아가 발로 불 피운 곳을 밟기 시작했습니다.

[경찰관]
″여보세요, 예? 뒤에 서!″

잠복 끝에 7번째 방화를 저지르던 60대 여성이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진정하세요, 진정하세요. 경찰관이니까.″

경찰은 피의자가 키친타월에 식용유를 묻혀 방화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피의자가 불을 지른 현장입니다. 모두 200평, 660제곱미터 규모인데요. 갈대는 물론이고, 흙과 나무까지 타면서 본래 갈대숲의 형태는 모두 사라진 상태입니다.

여성은 ″갈대가 누워있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방화를 했다″며 1건의 방화에 대해서만 인정했지만 경찰은 연쇄방화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종무/부산 북부경찰서 형사과장]
″(똑같은) 그 범행도구가 계속 발견이 됐기 때문에 같은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CCTV, 현장과 집에서 입수한 증거물을 토대로 이 여성에 대해 방화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조민희입니다.

영상취재 최병한/부산 영상제공 부산소방재난본부 부산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