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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
만남 결렬된 이유는‥'MB 사면'과 인사권?
입력 | 2022-03-17 06:17 수정 | 2022-03-17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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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회동이 무산된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윤 당선인 측의 공개적인 사면 압박과, 문 대통령 임기 내 행사될 공기업 인사권 문제가 핵심적인 갈등 요소로 꼽힙니다.
이기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윤석열 당선인 측은 배석자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거란 청와대의 발표와 달리, 이례적으로 MB 사면을 요구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예고했습니다.
[김은혜/당선인 대변인 (그제)]
″(윤 당선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청하겠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견지해왔습니다. 국민 통합과 화합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른바 ′윤핵관′들도 가세해 ″문재인 대통령이 사면을 해주고 나가는 게 좋겠다″는 요구부터, ″MB 사면을 안 해주는 건 또 다른 정치보복″이라고 몰아붙였습니다.
여권에선 꼭 필요하다면 윤 당선인이 취임 후 직접 사면권을 행사하면 될 것을, 정치적 부담 때문에 문 대통령에게 사면을 떠넘기고 있단 인식이 강합니다.
당선인이 자신이 수사했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요구하며 ′국민통합′을 내세우는 것도 명분이 부족하고, 게다가 작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당시 문 대통령이 이미 결정했던 사안을 석 달 만에 또다시 공개 거론한 데 대한 불편함도 감지됩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어제)]
″불과 얼마 전에 한번 검토해서 부적절하다 라고 판단했던 사안에 대해서 비록 당선인의 요청이 있다고 해서 판단을 현 정부에서 바꾸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겠는가…″
여기에 이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을 연계한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까지 꺼내 들며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선 것이 회동 무산의 핵심 이유가 된 걸로 보입니다.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한국은행 총재 등 공기업 인사권을 둘러싼 갈등도 회담 무산의 또 다른 이유로 꼽힙니다.
윤 당선인 측은 현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의 거취 표명을 거듭 압박하면서, 자신들과의 인사 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임기 내 인사권 행사는 당연하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양측은 모두 국민통합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제되지 않은 정치적 갈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분출되면서 긴장 관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