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손하늘

허허벌판에서 BTS 10만 공연‥괜찮나?

입력 | 2022-08-31 07:33   수정 | 2022-08-3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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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BTS의 무료 공연을 보기 위해, 국내외 팬 10만 명 이상이 오는 10월 부산을 찾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BTS의 팬들까지 나서서 공연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바로간다 손하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BTS 공연장과 가장 가까운 부산역에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4량짜리 지하철을 타고 11개 역을 지나, 환승하고 10분을 기다려 열차를 갈아탄 뒤 다시 11개 정거장을 달리니, 1시간 20분 뒤 기장군 일광역에 도착합니다.

다시 15분을 걸어가자 바닷가 어촌 마을에 허허벌판이 나타납니다.

녹슨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흙바닥.

10월 15일,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BTS 공연이 열릴 곳입니다.

관객들이 서서 공연을 보게 될 자리입니다.

원래 있던 공장의 굴뚝을 철거한 자리다 보니, 땅을 메우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주최 측인 하이브와 부산시는 좌석 5만 명과 입석 5만 명, 합쳐서 10만 명을 무료로 초청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이 마을로 진입할 수 있는 통로는 작은 도보다리까지 합쳐 세 곳뿐이고 길마저도 좁습니다.

공연장 입구 역시 단 두 곳 뿐.

도로엔 가로등이 드물어, 밤이면 캄캄한 암흑으로 변하고, 주변엔 식당이나 화장실 등 이렇다 할 편의시설도 없습니다.

10만 명의 관객이 모여야 되는데 출입과 통행에 문제가 없을지, 교통대란과 안전사고 우려는 없는지, 걱정된 팬들이 벌써부터 현장에 왔습니다.

[최경혜/BTS 팬 (부산 시민)]
″′거기 인프라가 전혀 없는데 어떻게 거기서 하게 된 거지?′ 하고는 현지 답사차 온 거예요. 제가 아미(BTS 팬)이다 보니까, 아미들이 온다면 되게 불편하지 않을까‥″

[BTS 팬]
″영국 웸블리에서 할 때도 5만 명 들어갈 때 화장실이 2천7백 개였다고 하는데, (부산은) 10만 명인데 간이시설로 한 달만에 뚝딱 만들 수 있는게 맞는지‥″

6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 등 검증된 시설을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부산시는 예정대로 일광 해변에서 공연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한꺼번에 10만 명이 들어갈 수 있고 100m 이상의 무대에, 100톤급 크레인을 설치할 수 있는 지반을 갖춘 유일한 곳이라는 겁니다.

수요가 일시적으로 급증한 숙박도 문제입니다.

공연장 주변 마을의 숙박업소는 작은 여관 한 곳과 모텔 몇 곳이 전부.

부산 지역 전체 객실 수도 6만 5천 개에 불과합니다.

[호텔 관계자]
″이미 그 날은 지금 만실이어서요. 70~80만 원 그게 최고로 비싼 거고, 저희는 ′정상 가격′이 따로 없으니까‥″

공연 계획이 알려진 뒤 하룻밤 5만 원에서 10만 원 하던 모텔은 1백만 원 안팎까지 뛰어올랐습니다.

심지어 1천만 원을 내면 하룻밤을 묵게 해주겠다는 아파트 집주인까지 등장했습니다.

팬들의 원성이 커지자 부산시는 물론 공정거래위원회까지 현장에 직원들을 보내 단속하기로 했지만, 대부분의 팬들이 이미 울며 겨자먹기로 거액을 지불한 상황입니다.

부산시는 공연 당일 항공기와 열차를 늘리고, 공연장까지 배를 띄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한 공연이 자칫 역효과만 불러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간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 강종수 / 영상편집 : 안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