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유경

생사 가른 기적의 '5cm 공기층'

입력 | 2022-09-08 06:06   수정 | 2022-09-08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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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 생존자 두 명은 물이 찬 공간 위의 공기층에서 14시간 안팎을 버텼습니다.

당시의 참혹했던 순간이 현장에 남아있었습니다.

이유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주민 8명이 급류에 휩쓸린 지하 주차장을 소방 대원들과 함께 내려가봤습니다.

자동차 엔진 오일과 배수구 냄새가 뒤엉킨 매캐한 냄새가 내부를 가득 채웠습니다.

주차장을 가득 채웠던 물은 85%까지 빠진 상황.

천장을 살펴보니 흙탕물이 닿은 벽과 닿지 않은 벽 사이에 하얀 경계가 보입니다.

물이 들어찬 공간 위에 숨을 쉴 수 있는 공기층이 작게나마 만들어졌던 겁니다.

[소방 구조대원]
″여기 보시면 이 부분이 약간 잠겨있는 5cm 정도 공간이 남아있었다는 거죠.″

천장에 설치된 배관 등에 의존한 채 숨을 쉬며 10시간 이상을 견뎌낸 겁니다.

주차장 입구 근처에서 구조된 첫 번째 생존자 30대 전 모 씨는 스프링클러 배관에 매달린 상태로 버티다 발견됐습니다.

두 번째 생존자인 50대 김 모 씨도 비교적 입구 쪽에서 배관 위로 몸을 피한 끝에 구조대를 만났습니다.

하지만 다른 여섯 명은 흙탕물 속에서 숨을 쉴 공간을 찾지 못했고, 결국 주차장 안쪽 복도와 계단실 입구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차량을 빼라는 안내방송을 했던 관리사무소 측은 당시 주차장이 잠긴 상태가 아니었다며, 불가항력의 사고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
″주민들의 재산적인 피해도 막아줘야 하는 입장이고 지하주차장에 물이 찰 위험이 너무 많다, 그런 상황에서‥″

MBC뉴스 이유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