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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외전 경제 '쏙'] 기준금리 3.5% 3회 연속 동결, 경기·금융 불안에 초점

입력 | 2023-05-25 14:46   수정 | 2023-05-2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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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이인철 평론가

한은, 기준금리 3.5% 3회 연속 동결‥배경은?

성장률 전망 1.6%→1.4% 하향 조정‥이유는?

이인철 ″성장률 종전 1.6에서 1.4%포인트까지 한꺼번에 0.2%포인트로 낮춰..물가보다 경기가 정말 심각하다는 것″

이인철 ″한은이 3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건 이미 물가에서 경기와 금융 안정으로 돌아섰다는 시그널″

이인철 ″전기 가스 요금 1분기, 2분기 인상했고 하반기에 서울시가 버스, 지하철, 공공요금 인상하는데, 이게 변수될 수 있어″

이인철 ″우리나라 성장률 2%를 밑돈 건 과거 몇 차례 안 돼″

미 연준, 금리인상 놓고 의견 분열‥전망은?

이인철 ″지금 비중이 33% 정도로 조금씩 인상 전망이 꿈틀거리고 있어″

미 부채한도 협상 난항, 증시 영향은?

이인철 ″부채 한도 협상이라는 게 질질 끌면 끌수록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해주고 있는 것″

이인철 ″바이든 대통령과 메카시 하원의원 사이 의견이 잘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

백악관 ″마이크론 제재, 동맹과 대응″‥의미는?

미·중 ′칩 전쟁′에 한국 반도체 영향 받나?

이인철 ″특징 종목을 꼽으라 하면 반도체, 삼성과 SK하이닉스 전자의 경우에는 강세″

이인철 ″미중 패권전쟁에 우리기업들까지 참전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말도 안 되는 것″

이인철 ″삼성과 현대는 중국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상황″

이인철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중재 역할을 하지 않으면 기업들은 상당히 난처해질 수밖에 없어″

구리 가격 급락세‥글로벌 시장 불황 반영?

이인철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 제조업 부진 탓″

이인철 ″중장기적으로는 수요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수요 자극할 만한 요인 없어 보여″

◀ 앵커 ▶

지금 들으신 내용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겠습니다. 이인철 경제평론가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보신 것처럼 오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고요. 3연속 동결입니다.

◀ 이인철/경제평론가 ▶

그렇습니다. 금통위원 6명 전원 만장일치예요. 그래서 오늘 금통위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한은이 정말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를 얼마나 떨어뜨릴까. 두 번째, 이창용 총재는 또 어떤 이야기를 할까. 세 번째는 6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2명이 교체가 됐어요. 첫 번째 회의이기 때문에 그들의 성향은 어떨까였거든요. 그런데 성장률을 종전에 1.6에서 1.4%포인트까지 한꺼번에 0.2%포인트로 낮췄어요.

◀ 앵커 ▶

그러니까 또 낮춘 거예요.

◀ 이인철/경제평론가 ▶

맞습니다. 이게 오늘 금통위 전체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가보다 경기가 정말 심각하구나 라는 반증이고요. 두 번째, 이창용 총재의 매파성 발언이 강도가 강해졌어요. 물가가 2%대로 수렴하기 전까지는 금리 인하 시기상조다 쐐기를 박았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이번에 새로 도입된 2명의 금통위원은 서울대 경제학과, 1명은 기재부 출신이에요. 박준섭 위원은 기재부의 예산 실장이면서 총장이었습니다. 기재부하면 물가보다 경기에 더 방점을 두거든요. 그래서 이른바 비둘기파로 해석이 됐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총재가 뭐라고 이야기했느냐. 금통위원 6명 전원은 모두 최고 금리 상단을 3.75%로 동의했다는 이야기거든요. 이거는 아마 한은이 3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건 이미 물가에서 경기와 그리고 금융 안정으로 돌아섰다는 시그널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너무 선제적으로 급하게 금리 인하를 반영하다 보니까 오히려 그동안 펼쳐왔던 긴축 효과가 조금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사실상 금리 인하를 하기에는 경기가 너무 안 좋다는 걸 반증하고 있는 겁니다.

◀ 앵커 ▶

그래요. 그래도 어쨌든 경기가 너무 안 좋다는 걸 반영했지만 물가라는 부분만 놓고 봤을 때는 이제 잡았다고 본 건가요?

◀ 이인철/경제평론가 ▶

잡았다고 보지 않고 있어요. 그러니까 올해 물가 전망치를 3.5%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상당 기간 한은의 목표치 2%를 웃돌 기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거든요. 특히나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이른바 근원 물가,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음료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4%를 웃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불안 요인이 굉장히 상존해 있어요. 전기 가스 요금 1분기 인상하고 2분기 인상했죠. 여기에 아마 하반기에는 서울시가 버스, 지하철, 공공요금 인상합니다. 이게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건데요. 통상 금리 인상은 한 1년 정도 시찰을 두고 물가와 경제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다 보니까 아마 한은의 입장은 현재 3.5%인 기준금리도 충분히 이제 물가를 억제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 건데요. 따라서 앞으로 물가라는 게 국제유가라든가 환율이라든가 이런 변동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제 만에 하나 물가가 불안하다. 또 환율이 좀 불안하다. 그러면 한 번 정도 추가 금리 인상 카드를 남겨놨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 앵커 ▶

그러니까 올해 안에 우리나라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 궁금해했던 시각들이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일축한 거라고 봐야 하고 한 번 정도 올릴 게 시점이 어느 때일까. 오히려 이렇게 접근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네요?

◀ 이인철/경제평론가 ▶

맞습니다. 사실은 한국은행은 경제 성장률을 1년에 4번 정도 발표를 하는데 벌써 두 번째예요. 지난 2월에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1.7에서 1.6으로 낮췄거든요. 그런데 지금 석 달도 안 돼서 1.6에서 1.4로.

◀ 앵커 ▶

1.4로.

◀ 이인철/경제평론가 ▶

두 번이나 낮췄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 1.4라는 수치를 잘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냐. 감이 잘 안 올 텐데 이게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최대로 낼 수 있는 2%. 그런데 우리나라 성장률이 2%를 밑돈 건 과거 몇 차례 안 됩니다. 단 세 번밖에 안 돼요. 우리가 가장 뼈아프게 느끼는 글로벌 IMF 시절.

◀ 앵커 ▶

IMF 때.

◀ 이인철/경제평론가 ▶

당시 마이너스 5%대 넘어갔거든요. 그다음에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그때 제로성장 했고요. 그리고 2020년 코로나 당시 그때도 마이너스 성장을 했어요. 그래서 아마 올해가 2%를 밑돌고 1% 중반이라고 하면 세계 경제 성장률이 한 2.8 예상되니까 세계 경제 성장률의 반토막. 그리고 한은이 그동안 꾸준히 이야기했던 올해 경제 전망 상저하고가 아니라 하반기에도 여전히 부진한 상저하저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앵커 ▶

그러니까 경기가 그만큼 좋지 않고 앞으로도 희망이 한동안은 없다. 미국 금리도 더 이상 올리지 않을 거다. 즉 동결 전망에 힘이 많이 실려 있는데 밤사이에 나온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정례회의에 의사록을 보면요. 금리 추가 인상 그리고 또 동결 굉장히 이게 엇갈렸다, 이게 굉장히 치열하다, 이렇게 확인할 수 있어요.

◀ 이인철/경제평론가 ▶

맞습니다. 이달 초에 있었던 회의록이에요. 정말 난상 토론을 한 겁니다. 금리, 추가로 더 인상이 필요하다, 앞으로. 아니다, 무슨 이야기냐. 충분하다라는 이야기거든요. 회의록에 등장한 용어 두 개가 굉장히 의견이 분분했는데요. 퀴즈 하나 낼게요.

◀ 앵커 ▶

내지 마세요. 그냥 하세요.

◀ 이인철/경제평론가 ▶

수천 대 1이었잖아요. 영어는 기본인데. 여기에 섬이라는 단어와 세브럴이라는 단어가 등장했어요. 섬은 추가로 기준 금리를 올려야 한다. 세브럴은 무슨 이야기냐. 금리 동결로 가야 한다는 거거든요. 뉘앙스의 차이가 뭐예요? 섬하고 세브럴. 이게 중학교 1학년 정도 수준의 영어거든요.

◀ 앵커 ▶

그냥 중학교 1학년 포기할게요. 말씀해 주세요.

◀ 이인철/경제평론가 ▶

저는 옛날 사람이라서 챗GPT한테 물어봤어요. 물어봤더니 뭐라고 이야기하느냐. 섬은 이거는 숫자 개념이 아니라 양적인 개념이다, 일부. 그런데 세브럴은 이거는 반대로 숫자개념이다. 한두 개가 아니라 너댓 개예요. 그럼 어떤 게 더 많아 보여요?

◀ 앵커 ▶

섬이 더 많아 보이는 게 아닌가요?

◀ 이인철/경제평론가 ▶

세브럴이 좀 더 많아 보여요. 그래서 이 세브럴이 좀 더 많아 보이는데 그렇게 해석하신 분이 있는 거예요. 실제로 패더 워치를 보게 되면 6월 14일 미국의 FOMC에서 사실은 베이비 스텝이 상당히 낮았는데 지금 한 2:1 정도로 66:33정도로 올라오고 있어요. 그동안은 무슨 이야기야. 7, 80% 정도는 그냥 동결이야라고 했었는데 그게 한 3:1에서 2:1 정도로 지금 비중이 33% 정도로 조금씩 조금씩 인상 전망이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 앵커 ▶

알겠습니다. 미국 부채 한도 협상은 여전히 난항이고요. 하원의장이 정부 지출 삭감 없으면 협상여지 없다. 또 어제 이렇게 굉장히 강하게 이야기를 했는데 그래서 그런가요? 뉴욕 증시는 무너졌어요.

◀ 이인철/경제평론가 ▶

맞습니다. 뉴욕 증시는 하락을 많이 했는데 이틀 연속하락했고요. 다우지수 나흘째 떨어졌습니다. 그러니까 부채 한도 협상이라는 게 질질 끌면 끌수록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해주고 있거든요. 지금 X-date의 8일 정도 일주일 이내로 지금 들어와 있기 때문에 매일 만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별로 없었어요. 오늘 보니까 레카시원 의장은 여전히 타결은 멀다. 그런데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미 이 시안을 6월 1일로 못 박아놓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오늘 또 어떤 일이 있었느냐. 신용평가사가 나섰어요. 피치사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지금 설정을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뭐냐 이게 지금 여야가 계속해서 협상이 지연되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조간만 최고 국가 신용등급,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는 이야기거든요. 그러다 보니 투자자들은 굉장히 혼란스러운 거예요. 그러면서 물 밑에서는 어떤 이야기까지 있느냐. 지금 그래, 디폴트 시한 6월 2일을 조금, 지출을 조금 줄이면서도 연장 시켜 보자. 지금 바이든 대통령과 메카시 하원의원과의 의견이 잘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거든요. 이게 오히려 더 무섭다는 이야기라는 겁니다. 갈수록 협상이 평행선을 그리니까 실제로 미국의 국채가 단기물이 6% 선에 육박하면서 우량한 기업들의 회사채보다도 미국 국채 금리가 더 뛰었어요. 그러니까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야, 미국 국채 금리 더 줘도 금리 낮은 우량 회사 회사채를 살 거야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거는 정치적 헤게모니 싸움이니 전 스티븐 므누신 전 미국 재무장관은 그래도 근처에 와 있지 않겠느냐는 낙관론이 있습니다.

◀ 앵커 ▶

우리 증시를 좀 보면요. 우리가 오늘 금리 동결할 거라는 예상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을 것 같고 지금 변수가 뭡니까?

◀ 이인철/경제평론가 ▶

가장 큰 게 피치사의 움직임이에요. 신용사가 가만히 두고 보지 않고 있거든요. 2011년에는 스탠다드푸어스가 임박하니까 바로 국가 신용등급을 낮춰버렸는데 이게 지금 등급 낮추기 전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오늘 사실 미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출발은 좋았어요. 출발은 상승세로 했지만 오전장 바로 꺾이면서 지금 하락세로 돌아섰는데 물론 7일 연속 상승에 따른 코스피는 이틀 연속 자연스러운 조정 양상일 수 있겠습니다만 말씀하셨던 것처럼 한은의 금리 동결은 이미 반영이 돼 있었어요. 그건 영향이 별로였고요. 최대 변수가 미국의 부채 한도 협상입니다. 이게 아마 투자 심리를 위축하고 있는데 오늘은 기관이 매도하고 있어요. 기관이 거의 5000억 원 넘게 오늘 오전 내내 매도를 하고 있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 다 하락했어요. 그런데 특징 종목을 꼽으라 하면 반도체예요. 반도체 삼성과 SK하이닉스 전자의 경우에는 강세인데요. 이거는 아마 미국 시장에서 미국이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실적을 공개했는데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양호한 실적으로 인해서 반도체 쪽이 좋은 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렇게 보시는군요. 그러면 반도체 이야기 나온 김에 관련된 상황을 좀 보면요. 중국이 미국의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을 제재했지 않습니까? 그래서 거기서 미국은 제재 근거 없다. 지금 반박하고 있고요. 그러면서 또 동시에 반도체 동맹국에 대한 언급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과 중국의 충돌 사이에 우리는 끼어 있는 건데 지금 일단 미국과 중국의 충돌 이 현상을 어떻게 보십니까?

◀ 이인철/경제평론가 ▶

설마 설마 했잖아요. 이 소식 최초로 알려질 당시에 미국 당국, 한국 정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지 않습니다. 이게 사실로 드러나고 있거든요. 그래서 미중 패권전쟁이 이제 우리 기업들까지 참전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말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공식적으로 보니까 미국 상하원 그리고 민주당, 공화당 다 나서고 있어요. 여기 거론되는 인물을 보니까 미국 하원의 마이크 캘러그 의원의 경우에는 미중 전략 경제위원회 위원장직이고요. 그리고 그분의 경우에는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예요. 그런데 이 문제 해결하기 위해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동맹국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 기업을 콕 찍어서 마이크론의 빈자리 메우지 말아라고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게 물론 중국은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바로 미국의 횡포다 라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는데 중국도 사실 마이크론 제재라는 카드를 꺼낼까. 이것도 자해 행위예요. 중국은 사실 굉장히 저가, 범용 제품에 대한 반도체는 충분히 자급자족이 가능하지만 첨단 제품은 아직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해요. 자기도 하면서 공격을 한 거거든요. 이는 앞서 지난해 10월이었어요. 미국이 먼저 선제공격을 날립니다. 중국 기업에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을 사실상 금지한다. 그러면서 중국의 최대 메모리 업체인 YMTC를 포함한 36개 기업을 수출 통제 명단에 올린 게 화근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중국도 출혈을 감수하면서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하고 있는데 문제는 미중 패권전쟁이라는 블랙홀에 우리 기업들이 정말 발을 담그지 않을 수 없는 블랙홀로 점점 빠져 들어가는 양상입니다.

◀ 앵커 ▶

맞습니다. 그래서 지금 어쨌든 중국이 미국 기업을 제재하면서 그 공백을 우리 삼성이나 SK하이닉스가 채우지 마라는 그 보도는 있었지만 사실은 그 부분에 대해서 미국 정부,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지금 확인은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요. 우리 기업들은 지금 어떻습니까?

◀ 이인철/경제평론가 ▶

난처하죠.

◀ 앵커 ▶

난처하죠. 그런데 분위기는 어때요?

◀ 이인철/경제평론가 ▶

사실 이게 바이든 대통령이 웨이퍼를 들고나오는 순간 이게 ′기업 간 전쟁′이 아니라 ′기업이 아닌 국가 간 대결′로 비화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특히나 삼성과 현대는 중국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요. 중국 공장에서 삼성은 낸드플래시,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칩의 거의 40%를 그리고 SK하이닉스 역시 D램의 40%, 낸드플래시 20%를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그렇게 생산하는 것의 40%를 다시 중국하고 홍콩에 팔아야 하는 입장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미국 정부는 반도체 칩법, 보조금 받게 되면 10년 동안 중국에 투자 제한하고 공장 증설 못하게 하고 거기에 첨단 제품의 생산량을 제한하고 있거든요. 이걸 풀기 위해서 지금 우리 기업들은 밤낮으로 애쓰고 있거든요. 제발 10년 동안 5% 첨단 제품 못 하는 건 너무 가혹하니 2배 정도 생산량을 조절해달라라고 지금 협상하고 있는 단계에서 이게 미 정치권이 이 사안을 끌어들인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건 누가 봐도 선을 넘는 요구거든요. 사실 왜 미국 땅도 아니고 중국에서 우리 제품 팔지 말라고 하는 이야기 말도 안 돼요. 만에 하나 우리가 반도체 칩을 팔지 않으면 중국에 있는 공장, 애플 그리고 테슬라. 공장이 멈춰요.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중국도 타격이 있고 미국도 타격이 있는데 그걸 참전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의 역할이 중요해졌어요. 우리는 대놓고 이야기 못 해요.

◀ 앵커 ▶

알겠습니다.

◀ 이인철/경제평론가 ▶

우리는 미국의 원천 기술도 필요하지만 당연히 중국에 공장도 있고 수출해야 하는 수출국이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지금 선을 넘지 말아야 해요. 그러니까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중재 역할을 하지 않으면 기업들은 상당히 좀 더 난처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 앵커 ▶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면 우리 정부도 상식적으로 대응을 하리라고 믿습니다.

◀ 이인철/경제평론가 ▶

그렇습니다.

◀ 앵커 ▶

이번에 구리 가격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글로벌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구리 가격이 최근 들어서 급락을 했다고 하는데 이 이유는 뭘까요?

◀ 이인철/경제평론가 ▶

구리를 그대로 닥터코퍼라고 해요. 구리 안 들어간 제품이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경기의 선행 지표라고 하는데 자동차, 가전부터 시작해서 로봇, 통신기기 다 구리가 들어가요. 그래서 구리가 잘 팔리면 전 세계 공장이 잘 돌아가고 있구나를 판별할 수 있는데 구리 가격이 최근 들어서 한 달 새 두자릿수 넘게 떨어졌어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미국을 비롯해서 글로벌 경기가 지금 침체조짐을 보이고 있네라는 거 하나. 또 하나는 중국입니다. 중국이 지금 리오프닝하게 되면 원자재 블랙홀이에요. 중국 공장 가동 많이 하게 되면 그게 국제유가, 원유뿐 아니라 전 세계 원자재 가격이 다 같이 오를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지금 보니까 중국의 제조업이 굉장히 부진해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것들이 구리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 앵커 ▶

그렇군요. 그러니까 식품으로 치면 밀가루나 설탕이 영향을 미치는 것과 같은 거네요.

◀ 이인철/경제평론가 ▶

비슷합니다. 맞습니다.

◀ 앵커 ▶

알겠습니다. 앞으로 그럼 상황이 좀 이어질까요, 이렇게 계속?

◀ 이인철/경제평론가 ▶

지금 보니까 그럴 것 같아요. 왜냐하면 구리 가격 하락 폭도 큰데 현물 가격이 선물보다 더 많이 떨어지고 있거든요. 이 이야기는 당분간 더 경기 침체에 반영 가능성이 높고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리는 쓰임새가 너무 많아요. 미래의 전기 자동차, 재생 에너지, 탄소 중립 다 필요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수요가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이걸 수요를 자극할 만한 요인이 없어 보입니다.

◀ 앵커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사 본문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MBC 뉴스외전]과의 인터뷰라고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