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아영

어쩌다보니 배달원으로‥고용 한파에 청년의 꿈은?

입력 | 2023-01-12 20:26   수정 | 2023-01-1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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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여기저기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올해, 고용시장 역시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기업, 공공기관 할 것 없이 신규채용을 주저하는 분위기인데요.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겐 더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김아영 기자가 청년들을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신촌.

오늘도 헬멧을 쓰고 오토바이를 타고 도심을 누빕니다.

식당에서 쌀국수를 받아서,

″이것 총 두 봉지죠? <네,네.> 네, 안녕히 계세요.″

휴대폰에 찍힌 주소로 달립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저녁 5시부터 자정까지 주 6일을 일합니다.

″여기 놓아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배달원 생활 6년째.

학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일인데 졸업하고도 2년을 더 하고 있습니다.

당초 배달원을 계속하려는 건 아니었습니다.

자격증을 준비해서 몇 군데 회사에 원서를 내봤지만 안 됐습니다.

[천성효/배달노동자]
″어도비 공인 자격증이 있고요. 디지털 영상 편집 1급 그렇게 지금 있습니다. (해당 분야 직무가) 거의 프리랜서 위주로 하다 보니까‥″

그렇게 천 씨의 20대는 계속 신촌 일대만 빙빙 돌고 있습니다

몸은 고생스럽지만 벌이는 나름 괜찮은 것도 같고‥조금 헷갈립니다.

[천성효/배달노동자]
″하다 보니까 하나씩 몸이 고장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일을 내가 계속하는 게 맞느냐는 생각도 가끔 하고 있고요.″

일자리가 없거나 생활비가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특수형태 근로자가 된 사람들- ′비자발적 특고′라 불리는 사람들은 지난해 19만 명입니다.

테이블마다 진지한 표정이 가득한 이 교실은 IT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이 진행 중입니다.

″이 영상들을 다 이어서 볼 수 있게 하는 거죠. 쫙 이어서, 아니면 글을 이어서 볼 수 있게‥″

수업비는 무료, 한 달에 100만 원씩 교육비도 나오는데 입학시험이 따로 있을 만큼 경쟁이 치열합니다.

취업을 준비하기에 앞서 취업준비생이 되기 위해 경쟁해야 하는 이른바 ′취준준생′들입니다.

[안승태/취업준비생]
″한 번 탈락했던 경험을 토대로 3주 정도는 따로 준비해서 지원했던 것 같습니다.″

[이은주/취업준비생]
″경제학과인데 취업시장에서는 아무래도 개발 쪽을 많이 뽑기 때문에‥채용하는 정원 자체가 문과 직무보다는 훨씬 많다고 체감을 하는 것 같아요.″

올해 공공기관 정원 대폭 축소.

올해 예상 취업자 수 증가 십만 명.

작년의 1/8입니다.

청년층 고용보험 가입자 넉 달째 감소.

좋은 청년 일자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기업 10곳 중 6곳에서 채용 계획이 바뀌었거나 차질이 생겼다고 답했습니다.

예고된 경기침체는 고용한 한파로 청년들에게 먼저 다가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아영입니다.

영상취재 : 소정섭, 남현택 / 영상편집 : 이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