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조희형

"'음력설'이 아니라 '중국설'이라고요!"‥중국의 문화공정?

입력 | 2023-01-25 20:21   수정 | 2023-01-2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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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세계적인 놀이공원 디즈니랜드가 SNS 계정에, 음력설이라면서 한국어와 베트남어로 새해 인사를 했다가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혹독한 ′댓글 테러′를 당했습니다.

설의 기원은 중국이다, 중국 설이라 해야지 왜 음력설이라고 했냐는 겁니다.

맞는 주장일까요.

베이징에서 조희형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디즈니랜드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설날을 기념하며 올린 사진입니다.

대표 캐릭터 미키마우스가 가리키는 곳에는 ′음력 설′이란 글자가 걸려있고, 중국어와 베트남어, 한국어로 된 새해 맞이 인사가 쓰여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 누리꾼들이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음력 설′은 중국에서 기원했기 때문에 ′중국 설′이라고 불러야 하며 한국이나 베트남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중국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싶냐고 디즈니를 윽박지르는가 하면, 이럴 바엔 서양의 최대 명절 ′메리 크리스마스′를 ′메리 코리안마스′로 부르라는 조롱도 이어졌습니다.

[중국 SNS 게시물]
″앞으로 5천년이 지나도 춘절이 중국 것이라는 사실은 바꿀 수 없어요. 중국 고유의 것입니다. 왜 외국인을 위해 이름을 바꿔야 하나요?″

영국 박물관도 설을 앞두고 트위터 계정에 한국 관련 행사를 홍보하며 ′한국 음력 설′이라 적었다가 중국 누리꾼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게시물을 삭제했습니다.

음력 설이 중국에서 2천 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것은 맞지만, 아시아 각국의 설 문화는 고유의 문화에 따라 다르게 발전해왔습니다.

중국은 설날에 빨간색 장식과 폭죽으로 액운을 막고, 만두를 먹는 풍습이 있는 반면 한국은 세배나 윷놀이 문화가 있고, 떡국을 먹는 게 대표적입니다.

베트남은 십이간지에 토끼 대신 고양이가 들어가 계묘년인 올해가 고양이의 해입니다.

[정연학 연구관/국립민속박물관]
″기원은 물론 중국에서 했지만 한국이라든지 베트남이라든지 몽골 이런 나라에서 행해지는 각국의 설 풍속에 대해서는 상호 존중하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보이고요.″

중국은 그동안 한복과 김치, 심지어 한글도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번 중국설 논란 또한 자문화중심주의에 기반한 문화공정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