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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인아
금성도 급격한 기후변화, 지구의 쌍둥이에 무슨 일이?
입력 | 2023-02-17 20:10 수정 | 2023-02-17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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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구의 쌍둥이 행성이라고 불리는 금성.
최근 금성의 온도가 급변하고, 대기도 요동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말하자면 금성 역시 지구처럼 급격한 기후 변화를 겪고 있는 겁니다.
지구의 과학자들도 지금 금성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데요.
금성의 기후변화, 우리에겐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기후환경팀 현인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 지구와 크기와 질량이 비슷해 지구의 쌍둥이로 불리는 행성입니다.
금성도 지구처럼 급격한 기후변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2012년, 금성의 적도 부근 대기가 흡수한 햇빛이 갑자기 45% 나 급증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폭증한 열에 금성 상공에서 부는 시속 300km의 강풍 속도가 시속 400km 이상으로 빨라졌습니다.
행성을 뒤 흔드는 기후변화가 불과 10년 안에 벌어진다는건 지구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원인은 금성에 존재하는 의문의 자외선 흡수물질입니다.
이 물질이 갑자기 늘어나 더 많은 자외선 에너지를 흡수해 요동쳤고 2012년 이후에는 줄었습니다.
[이연주 / 기초과학연구원 행성대기 연구그룹장]
″도대체 무엇이 이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건지는 아직 찾지 못했어요.그 부분을 앞으로 찾아나가야죠.″
금성의 급격한 기후변화는 바로 이웃에서 기후변화를 겪는 지구의 과학자들도 주시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금성에도 바다와 강이 흘렀지만 금성을 뒤흔든 격변으로 바다가 증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바다가 증발하며 나온 수증기와 이산화탄소 등이 대기를 뒤덮어 극단적 온실효과를 일으켰습니다.
금성의 온도는 피자 화덕과 비슷한 464도에 달합니다.
비슷한 환경에서 출발했는데 지구와 금성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성장한 쌍둥이와 비슷합니다.
[이연주 / 기초과학연구원 행성대기 연구그룹장]
″지구의 기후변화는 (금성보다) 해결이 쉬운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원인도 알고 어떻게 방법도 아는데 행동하지 않아서 계속 문제가 되는 거잖아요.″
지구가 금성같은 피자화덕이 될 가능성은 적지만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지구에서는 매년 590억 톤이 넘는 막대한 온실가스가 방출되고 있습니다.
1850년 이후 세계가 방출한 온실가스 총량은 2조4천억 톤이 넘습니다.
산업혁명 당시 280ppm 이던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420ppm을 돌파했습니다.
코스모스라는 책과 다큐멘터리로 유명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38년 전 금성을 보며 이렇게 경고했습니다.
[칼 세이건 / 천문학자 (1985년 미국 의회 청문회)]
″지금 우려하지 않는다면 너무 늦습니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극도로 중대한 문제를 떠넘기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건 바로 지금인데 말이죠.″
과학자들은 금성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 합니다.
금성이 걸었던 길을 지구가 피할 수 있도록 말이죠.
MBC 뉴스 현인아입니다.
영상 취재 : 나경운
영상 제공 : NASA ESA ESO, C-SPAN P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