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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현
"전세금 못 받았어요" 임차권 등기 신청 4배 급증
입력 | 2023-03-10 23:46 수정 | 2023-03-10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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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집주인이 제때 전세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전셋값이 2년 전보다 많이 떨어진데다,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탓에 차일피일 보증금 반환을 미루는 겁니다.
이 때문에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법원에 임차권 등기를 신청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박철현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박지현 씨 부부는 2년 전 보증금 6억 6천만 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습니다.
보증금 중 5억 원은 대출을 받았는데, 당시엔 매월 이자가 100만 원 남짓이어서 맞벌이 부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올라 어느새 250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에 월세로 갈 계획을 세웠지만 문제가 생겼습니다.
집주인이 다음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는다며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겁니다.
[박지현/임차권 등기 신청 세입자]
″보증금이랑 동일한 금액으로 6억 6천(만 원)으로 내놨고 그게 당연히 저희가 시세가 5억 대까지 내려갔었다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보러 오는 사람은 없었죠.″
박 씨는 결국 보증금 반환 소송을 위해 임차권 등기를 신청했습니다.
이 모 씨 역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했다며 보증금 5억여 원을 돌려주지 않아 부랴부랴 임차권 등기를 신청했습니다.
[이 모 씨/임차권 등기 신청 세입자]
″′ 나가야지 돈을 주지′ 이런 식으로 하고 결국에 저희는 어쩔 수 없이 빚을 여기저기 진 상태로 이사했고요.″
임차권 등기는 임대차 계약이 끝났는데도 보증금을 못 받은 세입자가 법원에 신청하는 것으로, 전세보증보험금을 신청하거나 보증금 반환 소송할 때 꼭 필요합니다.
지난달 아파트와 빌라 등 집합건물에 대한 임차권 등기 신청은 전국에 모두 2,799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이상 급증했고, 전달과 비교해도 34% 늘었습니다.
임차권 등기 신청이 늘었다는 건, 계약 기간이 끝났음에도 보증금을 못 돌려받은 세입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입니다.
[엄정숙/부동산 전문 변호사]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고 하면 반드시 임차권 등기를 다 해두는데 신청만 하고 이사 하면 안 되고, 등기부를 다시 발급해서 내 임차권 등기가 되어 있는지까지 다 확인을 하고 이사 해야 해요.″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올 상반기 수도권 입주물량만 8만 5천여 가구.
여기에 봄철 이사 수요까지 몰리면서, 보증금 반환과 관련된 갈등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MBC뉴스 박철현입니다.
영상취재: 최인규 /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