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양소연

농심 달래기 대책 나왔지만‥농민을 위한 나라는 없다

입력 | 2023-04-06 20:25   수정 | 2023-04-0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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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양곡관리법.

정부가 오늘 농민들 마음을 달래겠다며 후속대책을 내놨습니다.

우선 수확기에 쌀값이 하락할 조짐이 보이면 쌀 수매에 나서는 걸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폭락사태가 나기 전에 미리 개입하겠다는 거죠.

또, 쌀공급을 원천적으로 줄이기 위해 논에 벼 대신 콩이나 가루쌀 등을 재배하는 농가엔 1ha당
100만 원에서 430만 원까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김인중/농식품부 차관]
″쌀의 근본적인 문제가 현재 시점에서는 구조적인 공급과잉 내지는 수급 불균형이기 때문에 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그런 대책은 필요하다‥″

아울러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한 직불금 예산은 내년에 3조 원 이상으로 늘리고, 2027년까지 5조 원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농민들 생각은 어떨까요.

양소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직불금 예산을 늘리겠단 대책에 농민들은 대체로 ′늦었지만 고무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수확기 쌀값을 80kg당 20만 원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최저 생산비에 못 미치는 금액′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이대종/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의장]
″농민들이 생각하는 최저 생산비, 그게 24만 원이거든요.″

논에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재배하면 지급하는 지원금 역시 양곡법의 대안이 되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서용석/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
″평생 쌀농사를 짓던 사람이 (재배 작물을) 옮기려면 최소한 수익이 된다고 판단이 돼야지 옮길 거 아니에요.″

학계에서도 다른 작물 농사에 지금보다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고희종/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교수]
탄력적으로 쌀 지원은 유지하는 것. 콩, 밀, 옥수수 생산을 대폭 늘릴 수 있도록 지원을 그쪽으로 돌려야 해요. 그게 열쇠 같아요.

실질적인 지원책 없이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된 것에 대해서는 실망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오종원/쌀 재배 농민]
″농민들이 (법안을) 잘못 이해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야말로 대통령이나 정부, 여당이 농민을 말살하는 정책이지 않나‥특히 쌀 농가에 대해서는‥″

농민단체마다 입장이 조금씩 갈리지만 농가소득을 보장하는 안전장치 없이 농민이 정쟁 도구로 사용돼서는 안된다는데는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영상취재:이형빈 / 영상편집:이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