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류현준

[바로간다] 휴가철 전기차 몰고 떠나도 괜찮을까

입력 | 2023-08-06 20:16   수정 | 2023-08-0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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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바로간다, 기후환경팀 류현준 기자입니다.

무더위 속에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는데요.

바로 이 전기차를 몰고 여행 떠나는 분들도 많을 텐데,

장거리 운행에는 충전 계획을 잘 세워야겠죠.

하지만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여전히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건지 서울에서 부산까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해 60킬로미터를 달리면 나오는 안성휴게소.

쉬어가는 차량들로 380대 규모의 주차장이 가득 찼습니다.

한쪽 모퉁이에 초록색으로 표시된 전기차 충전 구역, 충전기 3대가 모두 이용 중이라 빈자리가 없습니다.

충전하러 온 전기차들은 어쩔 수 없이 다음 휴게소로 향합니다.

[조윤호/전기차 운전자]
″줄을 선다면 한 대가 앞에 가 있으면 보통 40분에서 1시간 정도가 걸리거든요. 두 대만 해버리면 2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다음 휴게소는 괜찮을까 가보면 상황은 비슷합니다.

피서 차량뿐만 아니라, 평상시 휴게소를 이용해온 전기화물차들도 충전난을 실감합니다.

[김호동/전기화물차 운전기사]
″더 심하죠. 충전하고 있는 상태에서 딴 차들이 예약 충전을 걸어놓고 오게 되면 (더 오래 걸려요.)″

현재 일반 전기차량은 약 35만대, 여기에 최근 전기화물차가 2년 만에 3배, 10만 7천대로 늘면서 충전기 경쟁은 더 치열해졌습니다.

이 때문에 전기차주들 사이에선 ′화물차가 충전기를 점령했다′는 불만까지 나오는데, 화물차주들도 할말이 많습니다.

*

용달화물차 기사 유재형 씨.

2년 전 2천만 원이 넘는 지자체 보조금을 받고 1톤급 전기화물차를 샀습니다.

하지만 충전소에서 보내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습니다.

계기판에 뜬 최대 주행거리는 3백 킬로미터지만, 실제로는 2백 킬로미터도 채 못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유재형/전기화물차 운전기사]
″현재 260이 돼 있다 그러면 1톤을 실으면 200km로 뚝 떨어져요. 그리고 이제 막 주행하면서 쭉쭉 빠지는 게 보이고요.″

다른 전기화물차들 사정도 비슷해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은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유재형/전기화물차 운전기사]
″지방도변에 있는 충전소를 찾아가지고 나가서 충전을 하고 다시 이제 본도를 올리는 그런 주행 습관을 갖고(있습니다.)″

*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기는 약 1천대, 심지어 고장도 잦습니다.

환경부에서 제공하는 충전소 정보를 보여주는 어플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이 충전기는 점검 중으로 이용할 수 없는데 어플에는 가능하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기수/전기화물차 운전기사]
″(고장) 신고를 하면 뭐 한 2주일 3주일 정도 있다가 고쳐지는 모양인데, 고장난 게 많다보니까 사람들이 많이 짜증을 많이 내요.″

초급속 충전시설 부족도 문제입니다.

부산을 오가는 경부고속도로 마지막 휴게소 통도사 휴게소에 도착했는데요.

이곳에는 300kw가 넘는 초급속 충전기가 아니라 50kw 충전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차량 배터리 절반 정도를 충전하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취재팀은 다시 서울로 돌아가기 위해 70분을 기다린 뒤에야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공간 부족과 인허가 문제로 초급속 충전기 설치에 시간이 걸린다며, 연말까지 일반 충전기를 포함해 3백여 대를 더 확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바로간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허원철, 남현택 / 영상편집 : 이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