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구나연

무기한 '특별치안활동' 무색‥"오히려 치안 공백 부를 수도"

입력 | 2023-08-18 20:09   수정 | 2023-08-1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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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달 성남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직후 경찰은 이른바 ′특별치안활동′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도 흉악 범죄들이 잇따르고 있어서, 이 대책에 실효성이 있는 건지, 오히려 또 다른 치안 공백을 낳는 건 아닌지 우려와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구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젯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인근.

집에서 나온 60대 남성이 으슥한 골목길을 걸어갑니다.

손에는 20cm가 넘는 흉기가 들려 있습니다.

이내 행인들이 보이는 사거리에 접어들었고, 남성 쪽으로 접근하던 남녀가 갑자기 뒷걸음질 치며 피하기도 합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힌 남성은 ″시끄러워서 잠시 흉기를 들고 나가봤다″고 말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김성진/인근 카페 운영]
″혹시 가게에 올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조금 많이 긴장을 했던 상황이었죠.″

이 남성이 흉기를 들고 다닌 서울 대학로 일대는 이른바 ′특별치안활동′ 지역입니다.

신림역, 서현역 흉기 난동과 온라인 살인 예고 글이 잇따르면서 경찰은 지난 4일부터 다중밀집지역을 지정해 순찰 인력 등을 집중 배치하고 있습니다.

[윤희근/경찰청장 (지난 4일)]
″흉악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합니다.″

이에 따라 어제까지 2주간 전국 4만 3천여 곳에 약 18만 명의 경찰이 배치됐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강력 범죄가 발생했거나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시내 주요 지하철역 인근 등 우범 지역에선, 오늘도 기동대원 등이 24시간 순찰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흉악 범죄가 계속되자 ′특별치안활동′이 오히려 또다른 치안 공백을 불러온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서현역에서 집중 순찰한다′ 그러면 (범죄자가) 어떻게 할까요? 장소를 옮기죠. ′이 시간에 집중적으로 순찰한다′ 그러면 그 시간을 피하는 거죠.″

기동대에 특공대, 장갑차까지 총동원했지만, ′보여주기식′ 아니냔 평가가 뒤따랐습니다.

[배상훈/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범죄)예고 글 중에서 현실성이 높은 걸 분석할 수 있단 말이에요. 거기에 따라서 병력이 움직여야 되는 거지, 전혀 과학적이지 않아요.″

또 ′특별 치안′ 자체가 목적에 그쳐서는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한지은 / 영상편집: 남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