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건휘

'구속 갈림길' 이재명, 지팡이 짚고 영장실질심사 출석

입력 | 2023-09-26 22:26   수정 | 2023-09-26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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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늘 오전 법원에 나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습니다.

지팡이를 짚은 채 법원에 들어선 이 대표는 오후 늦게까지 영장판사의 심문을 받았고, 현재는 구치소에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먼저 김건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오늘 아침 8시 반쯤 서울 녹색 병원.

입원해 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은색 양복을 입고 지팡이를 짚은 채 병원 건물을 나섰습니다.

잠시 휘청이기도 했지만 정청래, 고민정 최고위원 등 마중 나온 당 지도부와 일일이 악수를 한 뒤 걸어서 차에 올랐습니다.

이어 한 시간 반쯤 뒤 다른 의원들의 동행 없이 홀로, 실질 심사가 열릴 법원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습니다.

병원과 법원 앞에는 수십에서 수백 명 규모의 지지자들이 모였습니다.

민주당은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근거가 빈약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 위원장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저는 일종의 추리 소설이라고 얘기를 하거든요. 그것도 앞뒤가 잘 맞지 않고 허무맹랑한.″

하지만, 영장심사 결과에 대해선 낙관적이지는 못합니다.

친이재명계 중진 의원은 ″이재명 대표도 본인이 구속될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보고 있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영장이 발부되면 예상 가능했던 파장이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당장 당내 분열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 친명계 초선 의원은 ″체포동의안 가결파들은 이미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분석한 반면 한 비명계 의원은 ″과연 이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냐는 문제가 생긴다″고 했습니다.

반면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검찰의 무리한 수사였다는 시각이 힘을 얻으면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되고 당내 장악력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노출된 갈등을 봉합하는 건 힘든 숙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가 아니라, 대한민국 사법부의 명운이 걸린 날이라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대출/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일반인이면 당연히 구속될 사안인데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한 민주공화국에서 차별하면 안 됩니다.″

빨라도 자정이 넘어야 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는 잠시 후 서울구치소 앞으로 이동해 함께 대기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 서현권 / 영상편집 : 이정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