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류현준

COP28 개막, 재생에너지 확대 요구‥한국은 뒷걸음질

입력 | 2023-12-01 20:24   수정 | 2023-12-0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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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세계 각국이 모여서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는 유엔 기후 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가 두바이에서 개막했습니다.

이번 총회에서는 2030년까지 재생 에너지를 세 배 늘리는 서약에 각 나라들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우리 정부도 여기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작 국내 재생 에너지 정책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류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태양광 모듈 업체 창고의 문이 열리자,

끝 모를 정도로 들어찬 재고 상자들이 보입니다.

석달 동안 제조한 모듈 15메가와트 규모로 수십억 원어치에 달합니다.

2년전 가동을 시작한 이 업체는 쌓여가던 재고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제조를 멈췄습니다.

[박일서 /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 대표]
″(시장이) 반토막이 나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작년부터 차츰 진행돼서 올해 결정적으로 문제가 생기고 있고요.″

태양광 셀 대표기업 한화큐셀도 첫 희망퇴직을 받는 등 태양광 산업의 위기감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면적 약 2만 제곱미터, 1.5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이 발전소는 올 봄 정부로부터 ′출력제한′조치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과잉발전으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수 있으니 태양광 발전소를 전력망에서 일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막으려면 송전설비 확충 등이 필수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합니다.

[전노진 / 태양광 발전소 대표]
″민간 개인이 할 수 없는 것이고 국가 차원에서 그런 전력망을 확충을 해야 되거든요.″

이 곳은 송전 설비가 없어 발전소를 놓지 못한 1천평의 땅입니다. 3천 킬로와트 규모를 추가로 설치하기 위해 5년을 기다렸지만 아직 기약이 없는 상태입니다.

업계에서는 현 정부의 정책 변화로 재생에너지 산업 전반이 침체를 맞이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우식 /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축소 지향적인 흐름을 가져왔고 이것이 산업 생태계 자체의 붕괴를 촉진하고 있다고 보겠습니다.″

2년 전 발표된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에서 30.2%였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 목표치는 올해 21.6% 이상으로 대폭 낮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보조금과 같았던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제도는 후퇴했고, 소규모 태양광 발전 지원 제도는 아예 사라졌습니다.

한국의 태양광과 풍력 발전 비중은 5.35%.

유럽, 미국과도 차이가 크고 일본, 중국, 베트남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칩니다.

뒷걸음치는 한국과 달리 국제사회는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를 더욱 높이려 하고 있습니다.

어제 두바이에서 개막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의장국 아랍에미리트는 각국으로부터 2030년 재생에너지 3배 확대 서약을 받으려 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미국 등이 동참 의사를 밝혔는데 국내의 우려와 달리 한국 정부도 이 서약에는 동참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은별 / 기후솔루션 연구원]
″(재생에너지 확대) 메시지를 내는 것과 현실에서 이행 상황에 괴리를 살펴봐야 (합니다.) 지원을 해주는 부분이라든지 이런 걸 보면 해결된 것들이 없거든요.″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10위권의 한국.

지구의 기온 상승에 끼치는 영향의 크기만큼 요구되는 책임도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손지윤/영상편집 : 권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