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고 이선균 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제보한 유흥업소 실장을 두 달 사이 열일곱 번 불러서 조사했는데, 김 씨 본인의 혐의보다 이 씨에 대한 추궁에 집중했던 것으로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실장의 진술이 바뀌거나 현장과 일치하지 않는데도 세 차례나 공개 소환하는 등 수사를 밀어붙인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손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0월 19일, 경찰은 마약 투약 혐의로 유흥업소 실장 김 모 씨를 체포했습니다.
이후 두 달 동안 김 씨에 대한 소환조사는 모두 17차례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경찰은 김 씨 본인의 혐의보다 고 이선균 씨 혐의에 집중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C가 확인한 김 씨 진술 조서에 등장하는 이 씨에 대한 언급은 260여 차례, 체포 당일 이뤄진 1차 조사에서 경찰은 ″휴대전화가 해킹됐는데 연예인이 연루돼 걱정″이라는 김 씨의 진술을 받아냈는데, 그 이튿날부터 이 씨에 대해 본격 추궁하기 시작한 겁니다.
이에 대해 유흥업소 실장은 ″이 씨가 자신의 집에서 마약을 투약했다″고 말하면서도 막상 어떻게 마약을 건넸는지, 무슨 도구를 썼는지 등 핵심적인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렸습니다.
김 씨는 ″대마 흡연용 은색 파이프가 집에 있다″고 했지만 경찰은 파이프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구체적인 투약 날짜에 대해서도 김 씨는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해 날짜 개념이 정확하지 않다″ ″오래돼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그러자 경찰은 김 씨 자택 앞 CCTV 등을 통해 작년 10월과 올해 1월, 6월, 7월 등 이 씨가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의심되는 날짜 네 개를 특정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 투약 증거는 찾지 못했습니다.
사실상 진술만 가지고 이 씨를 세 차례 포토라인에 세운 셈 아니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해명에 나선 인천경찰청은 ″추가 조사 필요성이 있어 부른 것이며 언론에 수사정보를 준 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 씨가 지난 23일 출석 당시 지하주차장 이용을 요청했지만, ″청사구조상 출두가 외부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설득해 이전처럼 공개 출석하게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취재진이 지하로 이동하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것도 우려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희중/인천경찰청장]
″고인에 대한 수사는 구체적인 제보 진술과 증거를 바탕으로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했습니다.″
이 씨를 협박해 5천만 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 모 씨에 대해선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도 신병을 확보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박 씨가 도망쳐, 다시 붙잡는 소동 끝에 오늘 영장심사가 진행됐습니다.
MBC뉴스 손구민입니다.
영상편집: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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