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신준명

수도권 터미널도 줄폐업‥사라지는 '시민의 발'

입력 | 2023-02-28 06:43   수정 | 2023-02-2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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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경기도 고양시의 화정버스터미널이 석 달 뒤 운영을 종료합니다.

이렇게 문을 닫는 수도권의 대도시 버스터미널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요.

신준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화정터미널의 창구에는 이미 직원이 없고 발권기로만 승차권을 사야 합니다.

관리되지 않은 건물은 곳곳이 낡고 갈라졌습니다.

문을 닫는 이유는 지난해 이용객이 2017년의 1/5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입니다.

[전제성/승객]
″아무래도 안 없어지는 게 좋긴 한데, 일단 차편도 너무 적고 아무래도 예전만큼은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없다 보니까…″

수익이 악화 돼 노선을 줄이고, 노선을 줄이니 이용객이 더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진 겁니다.

이미 문을 닫아버린 터미널도 있습니다.

1월 1일부터 문을 닫은 성남시외버스터미널은 승차장이 있던 지하 1층으로 가는 계단이 막혀 있습니다.

한 때 연간 이용객이 247만 명에 달했던 성남버스터미널은 5년 만에 117만 명으로 반 토막 났습니다.

수서고속철도와 경강선 등 주변 철도가 확충된데다, 코로나19까지 겹치자 버스 수요가 줄어든 겁니다.

적자를 못 견딘 터미널 운영업체는 두 손을 들었습니다.

[오윤석/성남시외버스터미널 관계자]
″직원은 지금 한 14명 정도 있었는데요. 저희가 한 9명 정도는 일단 정리해고를 한 상태입니다.″

미처 나가지 못한 일부 상인들만 을씨년스런 건물 안에서 영업하고 있습니다.

[윤영환/터미널 상인]
″손님 80% 이상이 화장실 어딨냐고, 매표소 어딨냐고(물어봐요.)″

지난 2017년부터 폐업 또는 폐업을 앞둔 버스 터미널은 모두 22곳.

하지만 철도로 갈 수 없는 곳이 있는 만큼 수익성만을 이유로 폐쇄되면 교통약자들의 피해가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터미널 공영제 또는 준공영제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예산 한계에 발목이 잡혀 있는 실정입니다.

MBC뉴스 신준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