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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우
"음주운전 내가 잡는다"‥심야의 추격전
입력 | 2023-07-13 07:39 수정 | 2023-07-13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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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얼마 전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천수 씨가 음주사고를 낸 뒤 달아나던 운전자를 추격해 화제가 됐죠.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추격전까지 불사하는 등 시민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백승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6일 새벽 2시 경기 구리시의 한 도로.
승용차 한 대가 휘청거립니다.
옆 차선 차량과 부딪힐 뻔하더니, 다시 차선 분리대를 들이받을 듯 위태로워 보입니다.
뒤따라 운전하던 전범중 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전범중 (신고 녹취)]
<예 긴급신고 112입니다.>
″어어어 제 앞에 음주운전하는 차 있는 거 같아서.″
신호에 걸려 멈추자 전 씨는 차에서 내려 앞차 운전자에게 다가갔습니다.
[전범중 씨]
″술 먹었어요? 음주죠?″
[음주 운전자]
″안 했다니까요.″
[전범중 씨]
″옆에 차 대요. 경찰 부를게요.″
[음주 운전자]
″네, 부르세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앞차 운전자는 좌회전하며 달아납니다.
전 씨도 따라붙었습니다.
도로 위 차들 사이를 헤집듯 한밤의 추격전이 벌어진 겁니다.
20여 분간 18km를 달아난 끝에 앞차는 포기한 듯 어느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 차를 세웠습니다.
운전자는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상태였습니다.
늦은 밤 귀갓길, 피곤하고 위험한 추적에 굳이 나선 이유를 물었습니다.
[전범중]
″내 주변 사람들이나 당장 모르는 사람들만 해도 그분들한테 또 피해가 갈 수도 있는 거고 그냥 이대로 보낼 수는 없겠다.″
지난달 한밤중 집으로 차를 몰던 이 모 씨도 앞범퍼가 떨어져 나간 차량이 비틀거리던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역시 경찰에 신고하고 뒤쫓기 시작했습니다.
[경찰 신고 녹취]
″지구대 빨리 연락 좀 해서 저한테 연락 좀 주세요. 지금.″
15분가량 추격한 끝에 경찰과 힘을 합쳐 음주운전자를 붙잡았습니다.
성남 모란역 부근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역주행해 달아나던 차량을 견인차량 두 대가 출동해 앞뒤로 막아 세웠습니다.
사고 차량 운전자는 ″술을 마셨다″면서도 음주 측정은 거부해 입건됐고, 경찰은 견인차 운전자 두 명에 대한 포상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