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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옆 흙 퍼서 둑 높여‥"물 먹은 흙 못 버텨"
입력 | 2023-07-28 06:21 수정 | 2023-07-28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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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미호천교 임시제방.
임시 제방이 강물을 막지 못하고 허술했던 이유가 밝혀지고 있는데, 당시 현장에 있던 작업자들이 임시제방 일부를 깎아서 둑을 높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재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미호강이 넘치기 1시간 전, 미호천교 임시제방의 모습입니다.
작업자 6명이 흙을 퍼 제방에 쌓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평평해야 할 제방 곳곳이 깎여 있습니다.
특히 작업자들이 서 있는 제방 중간부와 바깥쪽은 더 심합니다.
보강용 흙을 새로 가져온 게 아니라 임시제방 바깥쪽 면에 다져둔 흙을 깎아서 임시제방 강쪽 면으로 옮겨 쌓은 겁니다.
실제 흙으로 쌓인 임시제방의 높이는 불과 4미터 였습니다.
그리고 안전을 고려한 설계도 상의 임시제방 최상부의 두께는 6미터입니다.
그런데 작업자들이 제방에 쌓여있는 흙을 깎아내면서 안전 기준 6미터는 무너졌고, 불어난 강물을 막아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상호/상지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MBC 재난자문위원)]
″제방이 설계 기준에서 요구하는 두께를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방의 안정성은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당시 작업을 맡긴 행복청은 이른 아침인데다 폭우가 쏟아져 보강용 흙을 새로 구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습니다.
200m 구간에 7개의 다리가 세워진 미호천교 주변은 수위 상승이 집중되는 곳이어서, 호우 예보가 내려지기 전에 제방 공사가 끝났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하지만 제방공사는 장마가 시작된 지 9일이 지난 뒤 완료됐습니다.
[정창삼/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 (MBC 재난자문위원)]
″임시 교량이 거의 제방 역할을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쪽의 수위가 급상승하게 돼 있어요.″
이에 대해 행복청은 중장비가 투입된 뒤에는 제방 바깥쪽의 흙을 가져와 보강공사를 벌였다며, 긴급 보강을 통해 미호강 범람을 1시간 늦췄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정재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