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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아
'통일부 인력 감축' 재교육한다더니‥둘레길 걸어라?
입력 | 2023-10-09 06:44 수정 | 2023-10-09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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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남북 교류 사업을 대폭 축소한 통일부가 본격적으로 인력을 감축하기로 했습니다.
43명이 대상으로 확정됐는데, 이들이 받는 특별 교육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신수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통일부는 지난달 초 남북 교류 업무를 대폭 축소하는 조직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전체 인력의 13%인 81명을 줄이는 안을 확정했습니다.
′통일부가 대북지원부 같은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후속 조치였습니다.
그 뒤 순차적으로 감축 대상 43명이 정해졌고 그 가운데 절반인 20명은 교육 대상으로 인사가 났습니다.
이들이 출근하는 곳은 통일부가 아닌 강북구에 있는 통일교육원.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맞춰 직원들을 재교육시키기 위한 것이라는게 통일부의 설명입니다.
이들이 지난달 받았던 교육 프로그램 목록입니다.
음악치료사의 음악을 활용한 감정공부, 의례의 인문학, 변화와 혁명콘서트 같은 엉뚱한 수업들이 편성되어 있습니다.
현장 견학으로 평택 미군기지를 가고 북한산 둘레길도 탐방합니다.
동호회 활동, 분임활동, 점심 이후엔 개인연구 시간까지 따로 배정되어 있습니다.
그나마 이 교육안들은 임박해서야 겨우 확정되는데, 이번달 교육안도 20일까지만 나와 있습니다.
교육 대상을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는지도 의문입니다.
특별교육 간부들 중엔 통일부 부대변인을 지냈거나, 통일부가 보도자료까지 내며 ″신속한 업무 추진력을 갖춰 발탁했다″고 평가하던 직원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통일부는 소속 부서 폐지와 업무성과, 개인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직원들의 불안감이 예사롭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정식 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통일부 공무원들은 통일 분야 최고 전문가들인데, 직원들도 말은 못하지만 심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일부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지만, 조직 개편을 졸속으로 추진하다보면 향후 남북관계에서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