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왕종명

우려가 현실로‥AI 조작 음성으로 선거 조작 시도

입력 | 2024-01-23 20:20   수정 | 2024-01-23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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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미국 대선전에 우려했던 일이 터졌습니다.

이른바 딥 페이크로 불리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조작 선거 운동이 등장한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가짜 목소리로 유권자들에게 투표 포기를 독려하는 전화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데요.

워싱턴에서 왕종명 특파원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말도 안 되는 소리″

바이든 대통령이 즐겨 쓰는 표현입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말도 안 되는 소리죠.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뉴 햄프셔 프라이머리, 예비 경선을 앞두고 이 지역 민주 당원들은 바이든이 이 단골 표현까지 써가며 걸어온 전화를 받았습니다.

[조 바이든 가짜 음성]
″공화당은 무소속 유권자와 민주당 유권자가 예비 경선에 참여하도록 압력을 가해 왔습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그러면서 이번 예비 경선에 투표하지 말라고 합니다.

[조 바이든 가짜 음성]
″당신의 표를 11월 선거를 위해 아껴두는 게 중요합니다. 이번 화요일 투표는 도널드 트럼프를 다시 당선시키려는 공화당의 목표만 가능케 합니다.″

그런데 이 목소리는 인공 지능 AI가 만들어낸 가짜였습니다.

우려했던 인공 지능의 조작, 이른바 ′딥 페이크′ 선거 운동이 시작되면서 현직 대통령의 가짜 목소리 전화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겁니다.

백악관은 바이든의 나쁜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시도라며 경계했습니다.

[카린 장-피에르/백악관 대변인]
″대통령은 딥 페이크, 가짜 이미지와 관련된 위험이 있다는 걸 분명히 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잘못된 정보를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바이든이 투표 거부를 독려하는 것처럼 조작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민주당은 첫 경선지를 2월 3일 사우스 캐롤라이나로 결정하면서 뉴햄프셔는 비공식 경선지가 돼버렸고 바이든은 후보 등록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나 무당층 유권자가 투표장에 대거 나갈 경우 ′반 트럼프′ 표만 많아질 수 있는 겁니다.

트럼프 측은 ′가짜 전화′ 관련성을 즉각 부인했습니다.

뉴햄프셔 경선에선 유권자가 지지 후보의 이름을 투표지에 직접 적을 수 있습니다.

가짜 전화 파문 속에 과연 미등록 후보 바이든이 얼마나 표를 얻을지도 관심있게 지켜볼 대목입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왕종명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효(워싱턴)/영상편집 : 김창규